자녀를 키우는 우리나라 부모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공을 들이는 것은 무엇일까? 노후대비 내집마련 재산증식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자녀양육에 관한 문제다. 자녀양육을 위해서는 지출을 줄이고 수입을 늘려 미리미리 교육비를 준비해야 한다. 그러자면 자녀를 위한 금융상품에 미리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자녀를 위한 금융상품의 첫출발은 어린이보험

자녀를 위해 가장 적합한 금융상품은 어린이 보장성보험이다. 어린이 관련 범죄 등 각종 사고와 암 백혈병 등 목돈이 들어가는 질병은 부모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생할 수 있다. 사고와 질병은 발생 시기를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그에 따른 지출 규모도 짐작할 수 없다. 자녀양육을 준비 중에 불의의 사고나 질병이 발생하면 자녀양육을 위한 준비에 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때문에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는 보장성보험은 본격적인 자녀양육 준비를 하기 전 반드시 해놔야 할 숙제와도 같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어린이보험은 월 1만~3만원 안팎의 저렴한 보험료로 각종 질병과 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크게 의료실비를 보상하는 실손보험과 백혈병이나 고액의 치료비가 필요한 중대질병에서부터 입원 수술에 대한 치료비를 보장하는 정액보험이 있다. 의료실비를 보장하는 보험은 손해보험사에서 주로 내놓고 있다. 고액의 치료비부터 생활 속의 사고와 질병을 정액으로 보장하는 보험은 생명보험에서 판매하고 있다.

◆어린이보험 선택 때 고려해야 할 사항

어린이보험에 가입할 때는 가장 먼저 질병과 사고에 대해 빠짐 없이 보장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어린이보험은 사망보다는 상해 질병 등을 보장하지만 각종 사고나 질병에 대해 포괄적으로 보장해주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각종 사고나 질병에 대한 입원비와 수술비를 정액보험에서는 일정액을 보장해주고 실손보험에서는 실비보상을 해준다. 하지만 간혹 보험료를 줄이기 위해 특화된 질병만을 보장해주는 경우도 있으므로 저렴한 보험료만 따지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암 백혈병 등 큰 질병이나 큰 사고에 대해서도 고액 보장을 해주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소아백혈병은 치료비가 작게는 1000만~2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불의의 사고로 장해를 당하면 평생 부모의 보살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때 적절한 보험금이 설정돼 있지 않으면 자녀양육에 필요한 재테크를 포기하는 극단적인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병원에 입원하거나 수술하지 않는 형태의 사고나 질병도 보장해주는지 알아봐야 한다. 재해골절 화상 등의 사고,법정 전염병이나 감기 등으로 병원에 통원하는 경우에 대한 보장이 빠짐없이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일부 정액보험에서는 병원에 입원하거나 수술하지 않는 통원에 대해서는 보장을 해주지 않는다. 실손보험에서는 통원 시에 1만원에서 2만원 사이의 본인 부담액을 제외한 차액만을 보장한다. 따라서 사소한 통원이나 입원,수술을 하지 않는 경우 보장받을 수 없는 어린이보험에 가입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보장받는 기간도 유의해야 한다. 보험료에 큰 차이가 없다면 보장기간은 길수록 좋다. 대체적으로 어린이보험은 짧게는 15세부터 길게는 30세까지 보장한다. 요즘 취직 나이나 결혼 연령이 다소 늦어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부모로부터 독립하기 전인 30세 전후까지 보장해주는 어린이보험이 적당하다. 다만 어린이 질병과 성인 질병이 다르기 때문에 만기 이후에는 성인보험으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환급금액도 잘 따져봐야 한다. 어린이보험은 만기 때 소멸되는 순수형과 일정 금액을 환급해주는 환급형이 있다. 보험료가 부담이 된다면 순수형을 선택하는 게 좋지만 보장기간이 길 경우 순수형과 환급형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환급형을 택해 만기 때 목돈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교육비는 가입 목적과 성향에 맞게 선택

어린이보험에 가입했다면 본격적으로 교육비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물가상승률을 넘는 등록금 상승률을 고려할 때 교육비에 대한 준비는 반드시 필요하다. 교육자금 마련을 위한 어린이금융상품은 금융업종별로 다양하게 있기 때문에 가입 목적과 투자 성향에 따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우선 어린이를 위한 금융상품 중 가장 손쉽게 가입할 수 있는 것은 어린이 예 · 적금이다. 자녀의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어주면 아이의 경제 감각을 키우는 것은 물론 교육자금을 대출받거나 중도인출에서부터 담보대출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은행상품에 가입하면 보험사와 제휴해 무료로 1년 만기 상해보험 등에 가입해주는 경우가 많아 충분하지는 않지만 보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어린이 예 · 적금의 경우 보통 2~3년 단위로 운영되며 복리효과가 없어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칠 경우가 있다. 또 만기가 돼 재투자를 하게 될 때마다 이자소득세에 대한 부담이 있어 단기자금을 목표로 할 때 적합하다.

다음으로 생각해야 하는 금융상품은 어린이교육보험이다. 교육보험이란 교육에 필요한 자금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보험을 말한다. 일정액의 보험료를 내고 학교 입학 및 졸업 때 보험사로부터 학자금이나 축하금을 지급받는 형태의 보험이다. 현재 보험사에서 취급하는 교육보험은 학자금 지금 이외의 자녀의 사고나 질병에 대한 보장도 추가로 해준다. 또 시중 실세금리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이자를 계산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효과도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또 다른 장점은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세를 내지 않으면서 복리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단기 위주의 어린이 예 · 적금이 갖는 이자소득세의 문제,낮은 이자율의 문제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여유자금이 있으면 추가 납입할 수도 있고 긴급자금이 필요한 경우 중도인출을 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교육보험은 장기 유지에 적합한 상품이기 때문에 10년 이전에 해지하게 될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 10년 이전에는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없다. 저축과는 달리 일부는 위험보장과 보험사 운영에 필요한 경비로 사용되므로 단기간에 해지하면 납입한 보험료보다 보험금이 적을 수도 있다.

◆어린이펀드나 어린이변액유니버셜보험에도 관심을

어린이 예 · 적금이나 교육보험은 물가상승률을 어느 정도 반영한 시중금리 방식을 취하고는 있지만 대학등록금이 물가상승률보다 상승 속도가 더 높은 점을 감안할 때 교육비의 실질적인 재원 마련을 위한 상품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때 적당한 금융상품이 어린이펀드나 어린이변액유니버셜보험과 같은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어린이펀드는 7년 이내의 단기자금을 운영할 때 적합하다. 어린이변액유니버셜보험은 7년 이상의 장기자금을 운영할 때 좋다. 수익률이 같다면 변액유니버설보험은 수수료 이외의 사업비가 설정돼 있어 초기에는 펀드가 유리하다.

하지만 펀드는 원금과 수익을 합한 금액에 수수료가 발생하고 변액유니버셜보험은 원금에 대해서만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에 7년 이내에는 펀드가,7년이 지난 뒤에는 변액유니버설보험이 수익률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병무 신한생명 상품개발부 파트장 LBM88@shinh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