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부진·주택시장 침체…'저성장의 늪'에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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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GDP 2.4%…회복세 둔화
中 제조업경기는 17개월째 확장
전문가들 '연착륙'에 무게
유럽은 조심스러운 낙관론 대두
中 제조업경기는 17개월째 확장
전문가들 '연착륙'에 무게
유럽은 조심스러운 낙관론 대두
세계경제가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2분기 경제성장률 둔화 배경이 소비 부진에 따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하반기 전망이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반면 중국 경제는 연착륙이 가시화되고 있고,유럽은 양대 축인 영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다.
◆암울해진 미국 경제
1일 월가 금융계에 따르면 주요 금융사 이코노미스트들은 2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2.4%)이 전 분기(3.7%)에 비해 둔화된 가장 큰 요인으로 부진한 소비증가율(1.6%)을 꼽았다. 기업들이 장비와 소프트웨어 등의 구입을 확대하고 정부의 세제 혜택 덕분에 주택 건설이 늘었지만 소비 증가세가 꺾이면서 전체적인 미 경제가 동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다. 로버트 멜만 JP모건체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하반기 이후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인 것은 경기 부양책 외에 기대 이상의 소비 증가와 기업의 재고 조정에 힘입었다"며 "이들 부문의 모멘텀이 동시에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소비가 정체된 가운데 연방정부의 경기 부양 효과가 떨어지면 미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 폴 크루그먼 컬럼비아대 교수가 "더블 딥(경기 반짝 회복 후 재하강)을 막기 위해선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는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정책이 '완화'될 것"(노무라증권)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다.
침체에 빠진 주택 시장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점도 소비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주택 압류 건수가 줄지 않고 있는 데다 주택 가격이 갚아야 할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원금을 밑도는 가구가 전체의 20%에 달했다. 골드만삭스는 고실업률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1.5%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일각에서 미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논란이 벌어지는 것도 총수요 위축이 심각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과열 식히는 중국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2로 전월에 비해 0.9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3개월 연속 둔화된 것이지만 경기확장 국면을 뜻하는 50 이상에 머물러 17개월 연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중국의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이 10.3%로 과열 논란을 일으킨 전 분기(11.9%)에 비해 1.6%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부동산 버블 해소를 위해 부동산 대출 억제 등을 강력히 시행하고 있는 데다 산업구조조정도 강화해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물가가 안정되고 있는 동시에 정부의 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확장 국면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가 연착륙 모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6월 2.9% 상승,정부의 통제 목표치인 3.0% 안에 머물고 있다. 리밍허 광다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바라는 안정적 성장이 경제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올 여름 홍수로 일시적인 물가 불안이 예상되지만 전체적인 정책 기조를 바꿀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는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심스러운 낙관론 나오는 유럽 경제
유럽 경제는 중심 축인 독일과 영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크게 개선되면서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유럽 주요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 등으로 금융과 재정적자 불안 요인이 불식되기 시작한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국은 올 2분기 GDP 증가율이 1.1%를 기록했다. GDP 증가율이 1%를 넘어선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제조업과 건설업이 성장을 견인했다. 영국산업연맹(CBI)이 지난달 조사한 소비 전망치도 2004년 7월 이후 가장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올 2분기 GDP가 1.1% 증가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독일 DIW경제연구소가 추정했다. 독일 경제는 유럽 재정위기의 파고를 잘 넘긴 데다 유로화 약세에 따른 수출 호조로 올해 전체로는 1.4%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PIGS(포르투갈 아일랜드 ·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이 최근 잇따라 국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더블딥 공포를 잠재우고 있다.
뉴욕=이익원/베이징=조주현 특파원/김동욱 기자 iklee@hankyung.com
◆암울해진 미국 경제
1일 월가 금융계에 따르면 주요 금융사 이코노미스트들은 2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2.4%)이 전 분기(3.7%)에 비해 둔화된 가장 큰 요인으로 부진한 소비증가율(1.6%)을 꼽았다. 기업들이 장비와 소프트웨어 등의 구입을 확대하고 정부의 세제 혜택 덕분에 주택 건설이 늘었지만 소비 증가세가 꺾이면서 전체적인 미 경제가 동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다. 로버트 멜만 JP모건체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하반기 이후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인 것은 경기 부양책 외에 기대 이상의 소비 증가와 기업의 재고 조정에 힘입었다"며 "이들 부문의 모멘텀이 동시에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소비가 정체된 가운데 연방정부의 경기 부양 효과가 떨어지면 미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 폴 크루그먼 컬럼비아대 교수가 "더블 딥(경기 반짝 회복 후 재하강)을 막기 위해선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는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정책이 '완화'될 것"(노무라증권)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다.
침체에 빠진 주택 시장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점도 소비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주택 압류 건수가 줄지 않고 있는 데다 주택 가격이 갚아야 할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원금을 밑도는 가구가 전체의 20%에 달했다. 골드만삭스는 고실업률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1.5%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일각에서 미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논란이 벌어지는 것도 총수요 위축이 심각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과열 식히는 중국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2로 전월에 비해 0.9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3개월 연속 둔화된 것이지만 경기확장 국면을 뜻하는 50 이상에 머물러 17개월 연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중국의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이 10.3%로 과열 논란을 일으킨 전 분기(11.9%)에 비해 1.6%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부동산 버블 해소를 위해 부동산 대출 억제 등을 강력히 시행하고 있는 데다 산업구조조정도 강화해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물가가 안정되고 있는 동시에 정부의 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확장 국면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가 연착륙 모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6월 2.9% 상승,정부의 통제 목표치인 3.0% 안에 머물고 있다. 리밍허 광다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바라는 안정적 성장이 경제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올 여름 홍수로 일시적인 물가 불안이 예상되지만 전체적인 정책 기조를 바꿀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는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심스러운 낙관론 나오는 유럽 경제
유럽 경제는 중심 축인 독일과 영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크게 개선되면서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유럽 주요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 등으로 금융과 재정적자 불안 요인이 불식되기 시작한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국은 올 2분기 GDP 증가율이 1.1%를 기록했다. GDP 증가율이 1%를 넘어선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제조업과 건설업이 성장을 견인했다. 영국산업연맹(CBI)이 지난달 조사한 소비 전망치도 2004년 7월 이후 가장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올 2분기 GDP가 1.1% 증가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독일 DIW경제연구소가 추정했다. 독일 경제는 유럽 재정위기의 파고를 잘 넘긴 데다 유로화 약세에 따른 수출 호조로 올해 전체로는 1.4%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PIGS(포르투갈 아일랜드 ·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이 최근 잇따라 국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더블딥 공포를 잠재우고 있다.
뉴욕=이익원/베이징=조주현 특파원/김동욱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