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확실성 우려…美기업 금고에 1조8000억弗 쌓아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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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3분기 연속 늘어도 투자 꺼려
S&P 500기업 현금 사상 최대
시총 10% 규모…작년보다26%↑
주주들도 투자보다 '현금' 원해
구글 M&A발표하자 주가 하락
S&P 500기업 현금 사상 최대
시총 10% 규모…작년보다26%↑
주주들도 투자보다 '현금' 원해
구글 M&A발표하자 주가 하락
미국 대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꺼리는 반면 현금성 자산 보유를 늘리고 있다. 제로 수준에 가까운 수익률을 감수하면서 기업들이 매트리스에 현금을 깔고 있는 것은 경제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고 판단해서다. 상황을 지켜보면서 더 좋은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USA투데이는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통계를 인용,1분기 말 금융사를 제외한 S&P500지수 편입 기업의 현금성 자산이 사상 최대 규모인 총 8370억달러에 달했다고 28일 보도했다. 같은 기업들의 1년 전 현금성 자산(6650억달러)보다 26% 불어난 것이다. 이는 240만명에게 연봉으로 7만달러씩 5년 동안 줄 수 있는 금액이다.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시가총액의 10%에 달할 정도다. 1999년 시가총액 대비 현금성 자산 비중은 6.6%였다. 이날 CNBC는 미국 모든 기업의 대차대조표에서 현금성 자산을 합치면 1조8000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3분기 연속 순익이 급증한 가운데 미 대기업들이 현금을 쥐고 있으려는 것은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탓에 아직은 투자와 고용 적기가 아니라고 보고 있어서다. 캐서린 케일 애리조나대 금융학 교수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은 경영인들이 위기가 끝났다고 확신할 때까지 투자에 나서길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리 핀코위츠 조지타운대 금융학 교수도 "2008년을 전후해 신용위기를 경험한 기업들은 또다시 빚어질지 모르는 신용위기의 덫에 빠지지 않으려고 현금을 쌓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금 보유로 인해 자산 수익성(주당 순이익 하락)이 떨어지고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더라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려는 재무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주들도 기업이 선뜻 투자에 나서거나 고용을 늘리기를 바라지 않고 있다. 수익성이 형편없는 현금 보유가 결코 바람직하지 않지만 현금을 낭비하는 것보다 차라리 낫다고 여겨서다. 구글이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고용 및 인수 · 합병(M&A) 계획을 제시하자 주가가 떨어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삼 스토발 S&P 시장전략가는 "투자자들은 고용시장이 개선될 때까지 기업들이 기다려주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고용시장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거나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 현금을 보유하려는 기업 행태는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행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거나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기대 심리가 커질 때는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경제 불확실성이 큰 탓에 '현금이 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해외 수익에 대한 과세 강화 움직임과 의료보험 개혁 등 각종 개혁으로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 기업들이 유보금을 활용해 공장 가동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안개가 걷힐 때까지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USA투데이는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통계를 인용,1분기 말 금융사를 제외한 S&P500지수 편입 기업의 현금성 자산이 사상 최대 규모인 총 8370억달러에 달했다고 28일 보도했다. 같은 기업들의 1년 전 현금성 자산(6650억달러)보다 26% 불어난 것이다. 이는 240만명에게 연봉으로 7만달러씩 5년 동안 줄 수 있는 금액이다.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시가총액의 10%에 달할 정도다. 1999년 시가총액 대비 현금성 자산 비중은 6.6%였다. 이날 CNBC는 미국 모든 기업의 대차대조표에서 현금성 자산을 합치면 1조8000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3분기 연속 순익이 급증한 가운데 미 대기업들이 현금을 쥐고 있으려는 것은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탓에 아직은 투자와 고용 적기가 아니라고 보고 있어서다. 캐서린 케일 애리조나대 금융학 교수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은 경영인들이 위기가 끝났다고 확신할 때까지 투자에 나서길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리 핀코위츠 조지타운대 금융학 교수도 "2008년을 전후해 신용위기를 경험한 기업들은 또다시 빚어질지 모르는 신용위기의 덫에 빠지지 않으려고 현금을 쌓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금 보유로 인해 자산 수익성(주당 순이익 하락)이 떨어지고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더라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려는 재무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주들도 기업이 선뜻 투자에 나서거나 고용을 늘리기를 바라지 않고 있다. 수익성이 형편없는 현금 보유가 결코 바람직하지 않지만 현금을 낭비하는 것보다 차라리 낫다고 여겨서다. 구글이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고용 및 인수 · 합병(M&A) 계획을 제시하자 주가가 떨어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삼 스토발 S&P 시장전략가는 "투자자들은 고용시장이 개선될 때까지 기업들이 기다려주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고용시장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거나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 현금을 보유하려는 기업 행태는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행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거나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기대 심리가 커질 때는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경제 불확실성이 큰 탓에 '현금이 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해외 수익에 대한 과세 강화 움직임과 의료보험 개혁 등 각종 개혁으로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 기업들이 유보금을 활용해 공장 가동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안개가 걷힐 때까지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