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한 내용 정봉구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정봉구 기자! 대기업들에게 상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데 어떤 이야기입니까?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잇단 대기업 견제 발언에 대기업들이 난감해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존 산업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미소금융 지점을 다녀온 다음날에는 대기업 캐피털 회사들의 고금리에 대해 조사할 것을 지시하는 한편, "대기업들의 현금보유량이 많다며 투자를 안하니까 서민들이 힘들어진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과 함께 여당까지 나서 대기업들의 투자와 상생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소신은 비즈니스 프렌들리로 잘 알려져있는데 최근 이같은 발언이 나오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최근 대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서민들과 중소기업의 경제적 여건은 나아지는 것이 없다는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대통령의 발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대기업과 서민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또 그동안 이명박 정부가 펼쳐온 규제완화와 세제지원 등 친기업정책의 혜택이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들에게 집중됐다는데 따른 판단으로 보입니다. 여기다 6.2지방선거에서 여권의 패배도 이 대통령의 친서민정책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계기로 작용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기업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대통령의 이어지는 강도높은 발언으로 대기업들은 고민에 빠진 상태입니다. 올해들어 최대 수준의 투자계획을 세우고 상반기 계획대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발언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대기업들의 투자 상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올해 이건희 회장의 복귀와 함께 창사 이래 최대인 2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LG그룹 또한 상반기 8조원 가까이 투자했고 하반기에도 7조원을 투자할 계획이어서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15조원의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지난해보다 28% 증가한 투자 규모입니다.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도 LG그룹은 올해 1만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상반기에만 1만명을 채용했고 하반기 5천명을 추가로 채용할 예정이어서 예정보다 50% 일자리를 더 만들어낼 계획입니다. 전경련 또한 올 3월 '300만 고용창출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8년간 3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강조하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투자는 철저히 필요에 따라 계획대로 진행하는게 기업의 생리인데 정치권의 압박이 자칫 무의미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투자 상황을 보면 대기업들이 억울할만도 하네요. 하지만 대기업들의 태도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요? 네, 대통령의 발언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은 중요합니다. 어제 오늘 나온 얘기는 아닌데요, 이전 정부에서도 강조해왔지만 상생이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로 국내 기업들이 처한 환경 때문으로 볼 수 있는데요 바로 글로벌화입니다. 대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하다보니 상생의 틀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치열한 경쟁 상황 속에서 1, 2조 투자 결정도 기업의 미래를 바꿔놓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상생은 투자의 뒷전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상생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데 사실상 지금까지는 진지한 논의가 없었습니다. 정치적 압력과 여론에 떠밀려 납품업체, 중소기업과 상생협력을 해왔지만 시스템 없이 상생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대기업들은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 방안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기회에 투자 뿐 아니라 상생의 구체적인 틀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봉구기자 bkju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