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선 "백두대간 타고 백두산 오르는게 꿈"
"지리산부터 시작해 백두대간 등줄기를 밟아서 백두산을 오른 것이 꿈입니다."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좌에 오른 오은선(44.블랙야크)씨는 27일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통일부 주최 평화통일대행진 발대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의 대동맥인 백두대간을 거쳐 백두산에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평화통일대행진 단장인 그는 그러면서 "지금 당장 백두대간을 거쳐 백두산에 가기는 어렵지만 언젠가는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며 "꿈이 이뤄진다면 우리 땅을 통해 백두산을 오르는 선봉장이 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오 대장은 강풍과 추위를 뚫고 히말라야의 봉우리를 수십차례 올랐지만 백두산 등정에 대한 마음은 간절하다.

그는 1989년 대학산악연맹 소속으로 백두대간을 종주할 때 백두산까지 그대로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아직 한차례도 백두산을 다녀오지 못했다.

다른 나라인 중국 땅을 통해 우리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을 밟을 생각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평화통일대행진을 백두산을 오르는 첫 걸음으로 삼겠다"며 "당장 통일이 안되더라도 북한이 백두대간을 거친 백두산 방문을 허용하면 가능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아버지가 직업군인이었다는 오씨는 요즘 등반 인생을 담은 책을 집필하는 바쁜 와중에도 젊은이들에게 도전 정신을 심어주려고 평화통일대행진 단장을 흔쾌히 맡았다.

그는 안보현장을 둘러보는 5박6일의 일정을 모두 소화하지 못하지만 28일에는 금강산 1만2천봉의 마지막 봉우리인 가칠봉 OP(관측소)와 강원도 양구의 제4땅굴을 참가학생들과 방문할 예정이다.

오씨는 "청소년들이 무더위와 싸우고 친구들과 협력해가면서 성취감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이 행사가 평화통일이 이뤄질 때까지 매년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통일에 대해서도 자신의 히말라야 등반 경험에 비유해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오씨는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다는 게 처음에는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마지막 봉우리 안나푸르나가 눈앞에 있었다"며 "통일도 희망과 확신을 갖고 발걸음을 내디디면 어느 순간 안나푸르나처럼 눈앞에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