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코러스라인'이 '재관람 평가제'를 도입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이 공연을 본 유료 관객 중 희망자들에게 무료 재관람 기회를 주고 수정 · 보완된 작품의 완성도를 평가받는 것.

'코러스라인'은 한국인 배우만 제외하면 대사와 안무,의상,무대세트까지 해외 원작과 똑같이 무대에 올리는 '레플리카'공연이다. 브로드웨이 최장수 공연 기록을 가진 이 작품은 17명의 무명 댄서가 오디션을 치르며 자신의 인생을 춤과 함께 보여준다. 섹스 · 마약 · 동성애로 얼룩진 과거를 딛고 꿈을 향해 나래를 펼치는 무용수들의 열정이 감동을 준다는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그러나 국내 관객들의 초기 반응은 미적지근한 편이었다. 일부 관객들로부터 "지루하다" "공감하기 힘들다" "무대가 화려하지 않다"는 혹평이 터져나와 제작사 측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화려한 무대세트와 볼거리,극적인 내용 전개에 익숙한 뮤지컬 팬이라면 거울 벽면이 전부인 무대세트와 연습복 차림의 의상도 단출하게 느껴질 수 있을 법하다.

이에 따라 최장 5년까지 한국에서 공연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온 제작사 나인컬처는 최근 2주 동안 미국 연출진과 협의를 거쳐 배우들의 연기와 대사,음악 등을 수정하고 달라진 모습을 관객들에게 재평가받기로 했다.

윤기종 대표는 "'코러스라인'의 핵심은 발레 · 재즈 등 여러 춤에 능한 무명 배우들의 땀방울이 주는 인간적인 감동"이라며 "다큐멘터리적인 성격을 가진 이 작품이 브로드웨이에서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던 이유를 한국 관람객들도 차츰 공감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재관람 희망자는 신청서를 제작사 이메일(nineculture@gmail.com)로 보내 응모하면 된다. 8월22일까지 코엑스아티움.(02)722-8884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