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태의 월요전망대] 2분기 성장률 '서프라이즈'…경기 고점 논쟁 불지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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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나중에 가서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경기 사이클을 맞히는 것도 마찬가지다.
미국 경제 역사상 최장기 호황은 1991년부터 2000년까지였다. 10년 가까이 이어져온 호황이 정보기술(IT)버블 붕괴로 무너졌지만 이를 안 것은 1년이 훨씬 지난 뒤였다.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2001년 11월이 돼서야 경기침체가 1년 전부터 이미 시작됐다고 선언했던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비슷했다. 세계경기는 이미 2007년 말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이었으나 2008년 9월 미국 리먼 브러더스 파산을 기점으로 경기 하락이 확인됐다.
국내에서도 경기 고점 논쟁이 벌어질 조짐이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회복세를 반영,한국은행이 이달 초 기준금리까지 올렸지만 일각에선 경기가 고점을 지났거나 지나는 중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민간연구소들이 이런 논쟁에 앞장서 있다.
경기 지표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미스터리가 근거다. 5개월째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대표적이다. 경기동행지수는 지난해 3월 이후 올해 5월까지 14개월 연속 상승세인데 선행지수는 올해 1월 상승세가 꺾인 이후 5개월째 하락세다. 또 제조업 생산은 갈수록 증가폭이 커지는 반면 서비스업 증가세는 둔화세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에는 경기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각종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된다. 한국은행의 '2분기 성장률 속보치'(26일),'7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27일),'7월 기업경기 조사 결과'(29일),통계청의 '6월 산업활동동향'(30일) 등이 그것이다.
2분기 성장률 속보치는 경기 논쟁에 불을 지필 강력한 소재다. 현재로선 예상을 웃도는 '서프라이즈'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기획재정부는 6월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2분기 성장률을 6.3%(전년 동기 대비)로 제시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0.8%다. 재정부 예측은 5월까지 산업생산 등의 지표를 토대로 한 것이다. 이에 비해 실제 속보치는 5월 이후 지표도 반영한 만큼 더 높은 수치가 나올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예측이다.
관심은 '서프라이즈'를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냐는 것.정부와 한은은 경기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을 것이고,민간 연구소들에선 2분기보다는 3분기 이후 낮아질 성장률에 초점을 맞춰 경기 정점을 알리는 신호라고 풀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산업활동동향에서는 경기선행지수 움직임에 특히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가 6월에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면 경기 비관론에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선행지수는 재고순환지표 등 경기에 선행하는 10개 구성 지표를 기초로 전년 동월 대비 변화를 주로 따지는데 전년 동월비는 최근 12개월 선행지수 이동평균치(12개월 지수를 더해 12로 나눈 숫자)의 증감률이다.
그런 만큼 추세가 한번 변하면 좀체 반전되기가 쉽지 않다. 선행지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면 경기 상승세가 사실상 꺾인 것으로 봐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경제부 차장 jtchung@hankyung.com
미국 경제 역사상 최장기 호황은 1991년부터 2000년까지였다. 10년 가까이 이어져온 호황이 정보기술(IT)버블 붕괴로 무너졌지만 이를 안 것은 1년이 훨씬 지난 뒤였다.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2001년 11월이 돼서야 경기침체가 1년 전부터 이미 시작됐다고 선언했던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비슷했다. 세계경기는 이미 2007년 말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이었으나 2008년 9월 미국 리먼 브러더스 파산을 기점으로 경기 하락이 확인됐다.
국내에서도 경기 고점 논쟁이 벌어질 조짐이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회복세를 반영,한국은행이 이달 초 기준금리까지 올렸지만 일각에선 경기가 고점을 지났거나 지나는 중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민간연구소들이 이런 논쟁에 앞장서 있다.
경기 지표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미스터리가 근거다. 5개월째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대표적이다. 경기동행지수는 지난해 3월 이후 올해 5월까지 14개월 연속 상승세인데 선행지수는 올해 1월 상승세가 꺾인 이후 5개월째 하락세다. 또 제조업 생산은 갈수록 증가폭이 커지는 반면 서비스업 증가세는 둔화세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에는 경기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각종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된다. 한국은행의 '2분기 성장률 속보치'(26일),'7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27일),'7월 기업경기 조사 결과'(29일),통계청의 '6월 산업활동동향'(30일) 등이 그것이다.
2분기 성장률 속보치는 경기 논쟁에 불을 지필 강력한 소재다. 현재로선 예상을 웃도는 '서프라이즈'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기획재정부는 6월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2분기 성장률을 6.3%(전년 동기 대비)로 제시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0.8%다. 재정부 예측은 5월까지 산업생산 등의 지표를 토대로 한 것이다. 이에 비해 실제 속보치는 5월 이후 지표도 반영한 만큼 더 높은 수치가 나올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예측이다.
관심은 '서프라이즈'를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냐는 것.정부와 한은은 경기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을 것이고,민간 연구소들에선 2분기보다는 3분기 이후 낮아질 성장률에 초점을 맞춰 경기 정점을 알리는 신호라고 풀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산업활동동향에서는 경기선행지수 움직임에 특히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가 6월에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면 경기 비관론에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선행지수는 재고순환지표 등 경기에 선행하는 10개 구성 지표를 기초로 전년 동월 대비 변화를 주로 따지는데 전년 동월비는 최근 12개월 선행지수 이동평균치(12개월 지수를 더해 12로 나눈 숫자)의 증감률이다.
그런 만큼 추세가 한번 변하면 좀체 반전되기가 쉽지 않다. 선행지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면 경기 상승세가 사실상 꺾인 것으로 봐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경제부 차장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