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한푼도 없어요. 예산 내에서 사업하고,국 · 도비를 확보한 덕택이죠."

경남 함양군이 단 한푼의 빚도 지지 않는 알뜰살림을 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함양군의 무채무 운영은 경기도 성남시가 빚에 쪼들려 채무지급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의 방만한 재정운영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함양군에 따르면 군은 10년 전 함양읍사무소와 마천면사무소 등을 신축하면서 10억여원의 지방채를 발행했지만 2008년 마지막 남은 5000만원을 상환,지난해부터 '채무 제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당시 발행했던 지방채 금액도 함양군 연간 예산 3100억원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함양군의'채무 제로'는 2009년 기준으로 산청군(61억원)을 제외한 경남도 내 16개 시 · 군의 채무액이 최소 142억원,최대 2700여억원인 것과 비교해도 차이가 난다.

함양군의 건전재정은 군수와 실 · 과장들이 빚을 내야 하는 무리한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필요한 사업비의 상당 부분을 국 · 도비를 확보해 충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최완식 함양군 기획관리실 감사실장은 설명했다. 실제 함양군은 지난 수년간 예산 범위에서 각종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했다.

군 예산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대형사업은 반드시 국 · 도비를 확보했다. 사업을 안해서 재정이 건전해졌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실제로 함양박물관 건립과 종합복지관 등 문화기반시설 사업비 228억원,소도읍육성사업비 70억원,폐기물종합처리장 건립비 208억원,상수도개발사업비 220억원 가운데 80~90%를 국 · 도비로 썼다.

함양=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