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소식통 '요코타는 숨졌다'고 말해"

한국 납북자 단체 대표가 '(일본 납북자)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54)씨가 살아있고 요코타(橫田) 메구미씨는 숨졌다'는 정보를 북측 관계자로부터 입수했다고 밝혔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2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믿을 만한 북한 정보원으로부터 다구치씨가 현재 평양 만경대구역에 있는 모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같은 정보를 최근 일본 정부 관계자에게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 아파트의 명칭을 구체적으로 거론했고, '북한 정보원'은 일반적인 탈북자가 아니라고 말했지만 누구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이 정보원은 '북한이 대한항공 858기를 폭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없어 (폭파범인 김현희에게 일본어를 가르친) 다구치씨도 숨졌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설명했다"며 "(일본인 납북자와 결혼했다는 북측 주장과 달리) 다구치씨가 한국인 납북자와 결혼했다는 말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같은 정보원으로부터 요코타 메구미씨는 숨진 것이 맞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최근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 정부 관계자를 만나 이런 정보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일본측에 "다구치씨가 1984년에 일본인 납북자인 하라 다다아키씨와 결혼했다가 하라씨가 숨진 뒤 1986년 7월에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설명했고, 다구치씨가 KAL기 폭파범 김현희에게 일본어를 가르친 이은혜와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북한은 다른 일본인 납북자와 달리 다구치씨에 대해서는 사망 사실을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비슷한 시기에 북한에 있다가 일본으로 귀환한 납북자들이 "1986년 7월까지 다구치씨와 같은 초대소에 있었지만 결혼했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최 대표는 2004년 북측 정보원으로부터 일본인 납북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가 한국인 납북자(김영남)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듣고 이를 한국과 일본에 알린 적이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