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 화천 · 양구 · 인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 간 양강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이광재 도지사의 직무정지에 대한 동정여론과 경제 전문가를 요구하는 여론 때문에 여야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21일 신철원 사거리에서 출근길 인사를 마치고 철원군 와수시장을 찾은 한기호 한나라당 후보는 "접경지역인 철원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데 군을 잘 알고 민도 잘 아는 한기호 후보만이 제대로 된 접경지역,살기 좋은 철원을 만들 수 있다"고 한 표를 호소했다.

한 후보는 육군 2사단장과 5군단장을 지낸 군인 출신이다. 주요 공약으로는 제대로 된 접경지역 특별법 제정과 통일대비 남북교류단지 및 평화산업단지 조성 등을 내걸었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초반에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양구,인제 지역을 주로 돌았고 어제부터 철원에서 선거운동을 했는데 아무래도 군인 출신인 점과 2사단장,5군단장 시절 민 · 관 · 군 화합협의체를 운영했던 경험을 긍정적으로 봐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하나 된 민 · 관 · 군,살기좋은 접경지'를 캐치 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이날 화천 유세에는 정미경 한나라당 의원이 지원했다. 한 후보는 철원의 와수시장과 동송시장을 잇따라 방문했다.

정만호 민주당 후보는 신철원 사거리에서 출근인사를 하는 것으로 유세를 시작했다. 장흥리 · 오덕리 마을회관을 찾은 정 후보는 '대통령을 만든 사람,도지사를 만든 사람'을 캐치 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정 후보는 대통령 의전비서관과 KT미디어본부장을 지냈다.

정 후보는 와수시장에서 "군사시설보호구역과 접경지역의 일괄규제를 풀고 남북협력기금으로 지원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제가 9월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며 "제2의 이용삼(전 의원)이 돼서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지원 유세에 나선 손학규 전 통합민주당 대표는 "정 후보는 명문 고려대를 나왔고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지인 한국경제신문의 유능한 기자로서 최고의 인맥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 정책상황실장으로서 모든 부처의 정책을 만든 경제전문가로 비무장지대를 경제적으로 활용하고 기업을 유치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최근 강원일보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 후보(29.5%)와 정 후보(26.6%)의 지지율 차이는 2.9%포인트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구인호 후보가 9.1%로 여당 표가 갈라질지 여부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동송시장에서 건어물 상점을 운영하는 이진석씨(45)는 "지방선거 때처럼 쉬는 날도 아닌데 투표하러 많이 가겠냐"며 "투표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철원=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