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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실수도 값진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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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세탁소에 드라이클리닝을 맡긴 적이 있다. 얼마 뒤 세탁을 마쳤다며 옷을 가져왔는데 내 것이 아니었다. 주인이 분명히 자기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도 배달직원은 기어코 내 옷이 맞다 했고 얼마간 소모적인 실랑이가 이어졌다. 안되겠다 싶어 사장과 얘기할 테니 일단 옷을 가지고 돌아가라고 했다. 그제서야 배달직원은 자신이 옷을 분실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고 며칠 후 용서를 비는 편지를 보내왔다. 사장이 알면 쫓겨날 것 같아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늦었지만 잘못을 인정한 사실을 참작하고 벌이도 변변치 않은 이에게 옷 값을 변상받을 마음도 없어 일단락 짓고 말았다.

    지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손님 구두가 없어지는 사건이 터졌다. 손님은 무조건 자기 구두를 찾아내란다. 누군가가 바꿔 신고 간 것은 아닌지 다녀간 손님들에게 확인도 했지만 결국 구두를 찾는 데 실패했다. 가격대가 동일한 새 구두로 변상을 하겠다고 했지만 손님은 반드시 자기 구두를 찾아내라는 불가능한 조건을 제시해 난감한 상황에 발만 동동 굴렀다는 후문이다. 손님의 행동은 남의 사정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일종의 몽니로 볼 수밖에 없다. 개그 프로그램의 콩트에서나 볼 법한 일이지만 실제 일상에서도 가끔은 이런 일이 벌어진다.

    수도 없이 실수를 하며 사는 것이 인생이다. 그런데 인간은 태생이 이기적인 동물이다. 그래서 자기의 실수에는 한없이 너그럽지만 남의 실수에 대해서는 필요 이상으로 냉정한 경향이 있다. 실수를 한 사람 또는 타인의 실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각자의 고집만 부려 답 없는 싸움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 이해와 배려 같은 덕목은 간데 없고 논리적 근거나 정당성마저 상실한 채 평행선만 그리곤 한다.

    우리는 좀 더 세련되게 실수를 다루는 방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 먼저 본인이 실수를 했다면 그 영향이 미치는 상대에게 지체 없이 잘못을 시인하고 실수의 파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좋다. 감추는 것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그리고 상대가 자신의 실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이해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본의 아니게 자신에게 닥친 손해를 만회할 기회도 얻게 되는 것이다.

    구성원 모두가 같은 생각을 갖고 만족하는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 이상적인 사회의 모습일 것이다. 이는 말 그대로 이상일 뿐이고 인간 관계에서 갈등은 항상 존재해 왔다.

    갈등은 종종 누군가의 실수에서 비롯된다. 그렇다고 갈등이 무조건 골칫거리인 것은 아니다. 우리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대안을 고민하거나 활발하게 의견을 나눈다. 이를 통해 사회가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기도 한다. 갈등의 순기능이다. 잠시 상대방의 관점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아량만 베푼다면 실수도 서로에게 값진 자산이 될 수 있다.

    유흥수 LIG투자증권 사장 hsyu7114@lig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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