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 "서민창업 지원과 달라, 장기과제로 논의"

생활고를 겪는 대학생에게 자취방 전세금이나 보증금을 낮은 이자로 대출해주는 사업안이 사실상 무산됐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이사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1일 연내 시행을 목표로 검토하던 이 대출제의 추진을 전면 보류키로 했다고 밝혔다.

재단 측은 앞서 대학생 단체들의 제안에 따라 학생들에게 자취방의 전세금 및 보증금을 '최대 2천만원, 연(年) 2∼3% 이자' 조건으로 빌려주는 사업의 실무안을 준비해왔다.

재단 관계자는 "대학생 대출이 서민 창업 자금을 지원하는 미소금융 본래의 역할과 다소 차이가 있다고 봤다"며 "해당 사업은 장기적인 과제로 신중히 재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재단 안팎에서는 대출 실무를 맡을 위탁 기관이 각 대학에 딱히 없는 데다 대출 심사 기준을 새로 정하기 쉽지 않아 앞으로 사업의 재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연세대와 이화여대 총학생회 등 대학생 단체는 서울 등 대도시의 집세가 크게 올라 타향 출신 학생들의 생활고를 부추긴다며 전세 보증금 저리 대출을 요구해왔다.

연세대 총학은 지난 2월 학교에 입점한 우리은행에도 이런 제도의 도입을 제안했으나 '소득이 없는 대학생은 대출 리스크(위험) 평가가 어렵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