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진 브리티시오픈 14위] '실버메달' 정연진 "우즈 넘어 세계 최고 되겠다"
한국의 아마추어 정연진(20)이 19일(한국시간) 끝난 제139회 브리티시오픈에서공동 14위를 차지하며 세계 골프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9명의 한국(계) 선수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이고 우즈보다도 1타 앞선 것이다.

정연진은 대회 직후 "세계 최고가 목표"라며 "내년 마스터스까지 나가고 그 이후 프로로 전향하겠다"고 말했다. 정연진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골프를 시작해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뒤 2007년 호주 멜버른으로 옮겨 캐디 겸 코치 트레버 플레이크모어로부터 훈련을 받고 있다. 그는 프로 신분이었다면 8만7840달러(약 1억원)의 상금을 받을 수 있었으나,아마추어여서 상금은 받지 못했다. 다음은 연합뉴스와 가진 일문일답.

▼메이저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정연진 브리티시오픈 14위] '실버메달' 정연진 "우즈 넘어 세계 최고 되겠다"

"얼떨떨하다. 출전할 때부터 실버메달을 받는 게 목표였는데 목표를 이뤄 영광이다. 뮤어필드 아마추어대회 때 '디 오픈'에서 뛰는 게 꿈이라고 했는데 꿈이 이뤄졌다. "

▼이번 대회에서 배운 점은.

"원래 퍼트가 장기이고 드라이버도 자신있는데 이번 대회에서 티샷이 흔들렸다. 보완해야겠다고 절실히 느꼈다. "

▼아쉬웠던 순간과 기억에 남는 순간은.

"4라운드 17번홀에서 짧은 퍼트를 놓쳐 너무 속상했다. 코치가 경사를 덜 보라고 했는데 내가 스트로크 실수로 못 넣었다. 코치는 자기 말을 들어 놓친 줄 알고 미안해 하길래 18번홀에서 만회해서 기쁘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18번홀에서는 공격적으로 나갔는데 이글을 잡았다. "

▼큰 대회에서도 떨지 않는 것 같은데.

"사람이 많으니까 집중이 더 잘된 것 같다. 박수 받고 기분이 좋다. 사실 긴장을 많이 하는데 얼굴에 드러나지 않아 남들이 안 한다고 생각한다. 긴장을 많이 하고 이번 대회에서도 그랬다. 작년까지 공격적으로 경기했는데 코치가 지적해 전략적 · 보수적으로 바꾸면서 성적이 좋아진 것 같다. 보기만 안 한다고 생각하고 하니까 기회가 오더라."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해 보니 어떤가.

"큰 무대에서 경기를 해보니까 하늘같이 느껴지던 프로 선배들도 인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프로 전향은 언제쯤 하는가.

"원래 올해 하려고 했는데 내년 4월 마스터스에 나간 뒤 곧 프로무대에 도전할 생각이다. "

▼아마추어로서 최고 위치에 올랐다.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가.

"세계 최고 선수가 되고 싶다. 타이거 우즈의 기록을 깰 수 있도록 하겠다. "

▼코치가 캐디까지 맡나.

"그렇다. 뮤어필드에서 열린 브리티시아마추어대회 때에는 아버지가 캐디를 맡아줬다. 호주 토너먼트에 나갈 때는 코치가 주로 캐디를 맡는다. "

▼호주에는 얼마나 있었나.

"4년째다. 부산 해운대고 시절부터 동계훈련을 하기 위해 호주에 가곤 했는데 지금 캐디를 맡고 있는 코치가 가르치고 싶다고 해서 호주로 옮기게 됐다. 어머니가 올해 합류했다. 여동생이 하나 있고 아버님은 부산에서 건축 사업을 하신다. "

▼호주 시민권을 따겠다고 했다던데.

"지금 영주권을 갖고 있다. 시민권에 대해서는 기다려야 하고 더 생각해봐야 하기 때문에 지금 할 말이 없다. "

▼다음 대회 출전 일정은.

"미국 아마추어 대회에 나간 뒤 10월에 열리는 한국오픈에 출전하게 될 것 같다. "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