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 수신불량 문제에 대한 스티브 잡스 애플 CEO의 기자회견을 둘러싸고 갖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애플이 리콜 대신 무상 케이스를 제공하기로 한 데 대해 “최소의 비용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충성스런 애플 팬들 역시 케이스 지급 방안에 만족하며 안테나 이슈가 아이폰4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잡스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나섰다.

반면 미 현지 언론의 평가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못했다. 뉴욕타임즈는 “애플이 아이폰4의 안테나 문제를 마케팅 이벤트의 하나로 돌려버렸다”고 꼬집었고,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잡스는 안테나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모든 스마트폰의 문제일 뿐이라며 과장됐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가 운영하는 웹진인 ‘슬레이트’는 “잡스, 당신은 망쳐 버렸어, 우리가 알고 당신도 알아. 그냥 받아들여”라고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애플 경쟁사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비판 의견을 쏟아냈다. 잡스가 기자회견 와중 “안테나 이슈는 모든 스마트폰의 문제”라며 “블랙베리, 드로이드 에리스, 옴니아 2 등도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경쟁사 제품을 끌어들인 것이 화근이었다.

블랙베리 제조사인 캐나다 림社는 잡스의 회견 직후 공식 성명서를 내고 “애플이 자체 문제에 대해 림을 직접 언급하며 해당 이슈에 끌어들인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림은 “림 제품에 대한 애플의 언급은 안테나 디자인 이슈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왜곡시키기 위한 의도적 시도”라며 “당사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으로부터 대중의 관심을 흐트러뜨리기 위한 계획적인 시도”라고 말했다.

모토로라도 “모든 스마트폰이 안테나 이슈를 가지고 있다는 잡스의 발언은 솔직하지 못하다”면서 “테스트에 따르면 소비자가 기기를 쥐었을 때 우리의 드로이드X 스마트폰이 아이폰4보다 더 나은 수신감도를 가지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노키아는 “안테나 작동은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단말기를 세게 꽉 쥐었을 때 영향을 받는다”면서 “이 때문에 노키아 제품은 실제 생활 속에서 만족스러운 안테나 성능을 보장하도록 디자인한다”고 설명했다.

디자인보다는 안테나 성능을 중시한다는 얘기로 아이폰4가 지나치게 디자인만을 고려했다는 의견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한편 안테나 이슈를 이유로 아이폰4를 구매 추천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했던 ‘컨슈머리포트’는 “고객들에게 무상 케이스를 지급하기로 한 애플의 결정은 좋은 출발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케이스를 9월 30일까지 한정적으로 제공한다는 것을 봤을 때 이것은 장기적인 문제 해결 방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컨슈머리포트는 이어 “아이폰4는 여전히 우리의 구매 추천 대상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