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는 아기를 가진 뒤 암에 걸린 사실을 안 유명한 30대 여 변호사가 암과 싸우려면 아기를 버려야한다는 의사의 충고를 뿌리치고 뱃속에 든 아기를 살리기 위해 자신을 버리는 길을 선택해 많은 사람들을 숙연하게 하고 있다.

뉴질랜드 언론들은 18일 유명한 마오리 여성 변호사인 졸렌 파투아와 투이라베(33)가 아들 루이를 낳은 지 10주 뒤인 지난 달 말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며 그의 죽음은 아기와 자신의 목숨 중에서 그가 고른 최후의 선택이었다고 전했다.

갓 낳은 아들 루이, 의붓딸 비톨리아(6), 남편 롭 등 가족들을 뒤에 남기고 눈을 감은 파투아와 투이라베는 지난 2006년 30세 생일날에도 유방암 진단을 받았으나 그 때는 용감하게 암과 싸워 이겼었다.

그는 그러나 루이의 임신사실을 안 직후에 또 다시 암이 재발했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를 들었다.

의사들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당장 치료를 시작해야하고,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낙태를 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파투아와 투이라베의 친구이자 동료인 스펜서 웹스터는 "궁극적으로 문제는 그가 아기와 자신의 목숨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한다는 것이었는데 그는 아기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웹스터는 "그것은 그의 용기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그는 정말로 강하고 멋진 여자였다.

"며 "그는 그렇게 해도 충분히 암도 싸워서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4월 14일 1.9KG 체중의 루이가 태어난 지 10주 뒤인 6월 26일 파투아와 투이라베는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남편의 팔에 안긴 채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그의 의붓어머니인 재키 파투아와는 루이를 낳은 건 그야말로 딸이 오랫동안 간직해온 "꿈이 이루어진 것"이라며 "딸에게는 남편과 두 아이와 보낸 시간이 가장 소중했을 것이고,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은 그래서 더욱 고통스럽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친한 친구이자 연인이었던 졸렌과 롭은 지난 해 10월 결혼식을 올렸었다.

재키는 "딸의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크나큰 아픔으로 우리는 살아가면서 매일 매일 그 아이를 생각하고 있다.

"며 "비록 짧은 생을 살았지만 그가 개인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이룩한 성취에 대해선 우리 모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고 강조했다.

베이 오브 플렌티 출신의 파투아와 투이라베는 마오리 변호사 협회의 공동 회장으로 잭슨 리브즈 법률회사에서 환경과 마오리 관련 법 전문가로 활동해왔었다.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