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전 10시 서울 동대문구청 맞은편 용두근린공원.언뜻 보면 여느 공원과 비슷하지만 이곳 지하엔 하루 100t의 음식물쓰레기로 신 · 재생에너지인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1만4850㎡(4500평) 규모의 '동대문환경자원센터'가 들어서 있다.

지하로 내려가보니 밤새 구에서 수거한 음식물쓰레기를 잘게 부수고 비닐,병뚜껑 등 협잡물을 분류하는 파쇄선별기와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10여m 높이의 혐기성 소화조,가스저장조,가스엔진발전기 등이 바삐 돌아가고 있었다.

석철원 운영관리소장은 "음식물쓰레기들은 38도로 유지되는 혐기성 소화조에서 30일 동안 머물며 '메탄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고 이 과정에서 바이오가스가 생성된다"며 "바이오가스는 가스엔진발전기를 돌려 시간당 1000㎾의 전기를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2000세대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석 소장은 "이달 말 정상 운영을 시작하는데 이미 지난달 시범운영 중 발생한 전기를 한국전력에 팔아 1200만원의 수익을 얻었다"며 "발효 후 남은 음식물은 퇴비로 만들어 팔아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자랑했다.

현재 동대문환경자원센터와 지난 5월 문을 연 울산시 용연하수처리장 음식물자원화 시설,2005년 가동한 부산시 생곡 음식물 자원화시설 등 3곳에서 하루 500t의 음식물쓰레기를 바이오가스로 생산하고 있다.

석 소장은 "바이오가스는 메탄이 주성분이기 때문에 전력 생산은 물론 자동차 연료와 도시가스로도 이용할 수 있다"며 "센터를 건설 및 운영하고 있는 서희건설에서도 이와 관련한 시설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음식물쓰레기 500t에서 바이오가스 5만㎥를 생산할 수 있다. 이재덕 환경부 자원순환국 사무관은 "현재 시내에서 운행되는 천연가스(CNG) 버스는 대당 하루에 100㎥를 사용한다"며 "5만㎥는 버스 500대를 운행할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2013년까지 이 같은 시설을 16개까지 늘려 하루 3000t의 음식물쓰레기를 에너지화할 방침이다. 버스 연료비로 하루 2억4000만원어치에 해당하는 '녹색가스전'인 셈이다.

음식물쓰레기는 정부의 감량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7년 하루 1만3372t에서 지난해 1만5142t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환경부는 이 중 90%가 퇴비,사료로 재활용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6000t 정도다. 나머지 9000여t은 음폐수(음식물폐수)로 이 중 4000t은 하수처리장에서 정화되고 5000t은 바다에 그대로 버려져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음폐수로도 바이오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만큼 에너지화를 통해 환경오염 방지,화석연료 대체,온실가스 감축,생활환경 개선 등 1석4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신 · 재생에너지의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수익형민자사업(BTO) 방식으로 기업들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서희건설은 동대문환경자원센터에 이어 내년 초 은평구에도 비슷한 규모의 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바이오가스는 가축 분뇨나 하수슬러지(생활하수를 정화 처리한 뒤 남는 찌꺼기)로도 만들 수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이 같은 유기성폐자원 에너지 활용시설이 전국에 48개가 가동 중이다. 환경부는 이를 2013년 61개까지 늘리고 2020년에는 1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