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출발 예정인 하나투어의 '베니스와 융프라우 4개국 9일'은 1인당 439만원짜리 고가 상품이지만 매진된 지 오래다. 24일 출발하는 롯데관광의 '프라하와 빈,그 천년의 향기-동유럽 9일' 상품도 마찬가지다. 준비된 26석 모두 예약됐다.

여행산업이 2007년 이후 3년 만에 대호황을 맞고 있다. 하나투어 등 대형 여행사에는 바캉스 상품을 놓친 여행자들이 추석 연휴 예약을 서두르며 몰려들고 있다. 바캉스 기간 예약률로만 보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전망이다.

여행업계는 사상 최대 인원(1330여만명)이 해외여행을 한 2007년 수준의 호황을 기대하고 있다. 2년 이상 괴롭혀온 경기침체,고환율,신종 플루의 3대 악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항공노선은 이미 만석에 가깝다. 대한항공의 경우 동남아와 대양주는 물론 일본과 유럽 노선의 성수기(17일~8월20일) 예약률이 90%를 넘어섰다. 미주 노선 예약률도 90%에 달한다. 발리와 세부,코타키나발루 등 인기 휴양지 노선 예약률은 95%를 넘었다. 프라하와 빈 등 동유럽 노선 역시 95%가 찼다. 좌석 공급을 늘린 하와이,괌 노선 예약률도 90%를 웃돈다.

여행사 실적도 좋아졌다. 하나투어는 2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 늘어난 480억원,영업이익은 45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모두투어도 2분기 매출 264억원,영업이익 50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주가도 오르고 있다. 올초 5만원대에서 움직였던 대한항공 주가는 8만원대로 뛰었다. 하나투어는 5월 말 4만7100원에 불과했던 주가가 16일 5만6300원으로 한 달 반 사이 19.5% 상승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