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내 증시는 숨고르기 장세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매수세 둔화가 우려되는 한편, 실적기대감으로 인한 '사자'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이 내놓은 제조업 관련 경제지표들이 시장의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경제에 대한 우려와 외국인 매수세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5% 하락했는데,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0.1를 밑돈 수준이다.7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지수도 전월 19.6에서 5.1로 하락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의 일부 경제지표가 나빠진 것은 '정상화'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G2(미국과 중국)의 지표 둔화가 세계경제의 경제 침체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불어 시장이 실적주에 대한 인심이 후한 점은 긍정적이다. JP모건체이스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돈 실적발표 후 상승했고, 구글도 실적기대감에 오름세를 보이는 등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5일(현지시간) 전날보다 77.95포인트(0.75%) 내린 10288.77.00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1.31포인트(0.12%) 오른 1096.48을 나타냈고, 나스닥 지수는 160.01포인트(0.71%) 떨어진 2233.83으로 장을 마쳤다.

◆"G2의 지표둔화, 리스크로 확대되지 않을 것"

주가 상승에 무게를 둔 전문가들 역시 G2의 지표 둔화가 리스크로 번질 우려는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최근 글로벌 경제지표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중국 증시는 6월 산업생산 증가율과 소매판매 증가율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1.87% 하락 마감했다.

이 증권사 조병현 연구원은 "경제지표가 중국의 경제둔화 우려로 이어지면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인지 우려되고 있지만, 경제지표의 둔화는 크게 걱정할 것이 못된다"고 설명했다.

경제지표의 둔화가 나타난 것은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실시한 긴축정책의 영향이라는 판단이다.

하나대투증권도 미국시장의 안정이 외국인을 끌어들이는 가장 좋은 재료라고 판단했다.

이 증권사 서동필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안정이 외국인 매수를 부르는 가장 중요한 재료임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매수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인 매매 패턴을 보면 미국 시장에 대한 전망이 비우호적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는 한국 시장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고, 반대로 미국 증시에 대해 시각이 우호적으로 변해가는 시점에서는 한국 시장에서도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의 하락은 속도 조절일 뿐"

더불어 코스피 지수가 전날 소폭 하락한 것과 관련 속도를 조절하는 것일 뿐이며, 앞으로 추가적인 상승은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6거래일 연속 상승 이후 속도조절 중"이라며 "경기 둔화 우려가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증시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과 경기에 대한 경계 섞인 우려가 빈번히 충돌할 수 있을 것"이라며 "JP 모건으로 시작되는 미 금융주 실적 발표가 추가 상승을 도울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정보기술(IT) 섹터에 대한 긍정적인 실적 전망치는 국내증시에서의 IT 중심의 외국인 매수세를 이끌고 있다는 것. 원화 강세에 대한 전망 속에 아직 1200원 선을 맴돌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외국인의 매수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전일 투신의 매도세 강화로 시장이 약세를 보였지만, 이번에는 환매물량도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4차례에 걸친 박스권 돌파 시도 속에 매물대가 거의 소진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금 유출 규모가 하루 2000억~3000억원 이었던 이전과는 다른 상황이라는 얘기다.

신한금융투자는 증시가 매물 소화 과정 거친 후 레벨 업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 이선엽 연구원은 "외국인 큰 규모의 매수에도 지수 상승 폭이 크지 않아 박스권 돌파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면서 "그러나 국내 증시는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매수는 위험자산 선호의 시작 단계여서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직전 고점과는 달리 위기의 확산보다는 해결 수순에 진입한 시점이라며 추가 상승을 점쳤다. 또한 기관의 매물 규모보다 펀드환매가 크지 않은 것도 눈여겨 봐야할 변수라고 덧붙였다.

그는 "외국인이 매수세를 강화할 경우 기관도 재차 매수에 가담할 수 있다"며 "일정수준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친 후 추가 상승을 모색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하나·김다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