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韓銀 기준금리 인상과 출구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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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2.2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금융위기가 불러온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2%의 초저금리를 시행한 지 17개월 만이다.
지금까지 2.2% 정도의 금리로 자금을 제공하는 금융기관이 있었다고 하자.한국은행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 금융기관은 해당 자금을 회수해 2.25% 금리의 한국은행 환매채를 구입하려고 할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통화량을 한국은행으로 환수시키는 효과가 있다.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통제되면 통화 환수의 출구 전략 시행은 당연한 수순이다. 한국은행은 왜 금융위기를 맞으면 금리를 인하하고,반대로 위기가 진정되면 출구 전략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일까.
화폐는 시장교환을 매개하고 지불하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가치를 저장하는 자산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교환을 위해 화폐를 원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자산의 한 항목으로도 화폐를 보유한다. 사람들이 그때그때 원하는 화폐의 총량이 통화 수요이며 한국은행은 이 통화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게 통화량을 유지하려고 한다.
그런데 금융위기를 당하면 통화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다.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태가 빈발하면서 증폭된 위기감이 금융자산의 가치를 폭락시키는 것이 금융위기다. 평상시 사람들은 자신의 재산을 현금보다 이자를 낳는 금융자산의 형태로 보유한다. 금융자산의 본질은 결국 빌려준 돈에 대한 권리증서인데,만약 돈을 되돌려받지 못한다면 휴지에 불과하다. 금융자산의 가치 폭락 가능성이 높아지는 금융위기에서는 사람들은 누구나 금융자산을 팔아치우고 이자는 없지만 안전한 현금을 보유하려고 한다.
금융기관에 대한 건전성 규제 또한 금융위기에는 통화 수요 급증을 유발한다. 보유한 금융자산의 부실화에 금융기관이 대비할 수 있도록 부실화 손실 규모에 비례해 안전한 현금자산을 갖추도록 요구하는 것이 건전성 규제다. 건전성 규제는 금융기관에 돈을 맡긴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기능도 겸한다. 이러한 건전성 규제 또한 금융위기가 발생할 때 통화 수요의 증가를 유발한다.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현재 유통되고 있는 통화량 가운데 상당 부분이 안전자산 보유의 용도로 잠긴다. 그 결과 교환매개와 지불수단으로 활용되는 통화량이 급격히 감소하므로 위기가 실물경제에까지 파급되는 것이다. 실물경제로 위기가 번지는 것을 막으려면 통화 공급을 확대해야 하고 이에 맞춰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다.
그런데 위기 진정 이후에는 안전자산 보유 필요성이 완화되므로 통화 수요도 그만큼 감소한다. 만약 현재의 통화량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안전자산 용도로 잠겨 있던 통화량이 급격히 풀리면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다. 이러한 물가 상승을 막는 것이 출구 전략의 기본 목표다. 기준금리 인상은 출구 전략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대 경제학부
지금까지 2.2% 정도의 금리로 자금을 제공하는 금융기관이 있었다고 하자.한국은행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 금융기관은 해당 자금을 회수해 2.25% 금리의 한국은행 환매채를 구입하려고 할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통화량을 한국은행으로 환수시키는 효과가 있다.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통제되면 통화 환수의 출구 전략 시행은 당연한 수순이다. 한국은행은 왜 금융위기를 맞으면 금리를 인하하고,반대로 위기가 진정되면 출구 전략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일까.
화폐는 시장교환을 매개하고 지불하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가치를 저장하는 자산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교환을 위해 화폐를 원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자산의 한 항목으로도 화폐를 보유한다. 사람들이 그때그때 원하는 화폐의 총량이 통화 수요이며 한국은행은 이 통화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게 통화량을 유지하려고 한다.
그런데 금융위기를 당하면 통화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다.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태가 빈발하면서 증폭된 위기감이 금융자산의 가치를 폭락시키는 것이 금융위기다. 평상시 사람들은 자신의 재산을 현금보다 이자를 낳는 금융자산의 형태로 보유한다. 금융자산의 본질은 결국 빌려준 돈에 대한 권리증서인데,만약 돈을 되돌려받지 못한다면 휴지에 불과하다. 금융자산의 가치 폭락 가능성이 높아지는 금융위기에서는 사람들은 누구나 금융자산을 팔아치우고 이자는 없지만 안전한 현금을 보유하려고 한다.
금융기관에 대한 건전성 규제 또한 금융위기에는 통화 수요 급증을 유발한다. 보유한 금융자산의 부실화에 금융기관이 대비할 수 있도록 부실화 손실 규모에 비례해 안전한 현금자산을 갖추도록 요구하는 것이 건전성 규제다. 건전성 규제는 금융기관에 돈을 맡긴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기능도 겸한다. 이러한 건전성 규제 또한 금융위기가 발생할 때 통화 수요의 증가를 유발한다.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현재 유통되고 있는 통화량 가운데 상당 부분이 안전자산 보유의 용도로 잠긴다. 그 결과 교환매개와 지불수단으로 활용되는 통화량이 급격히 감소하므로 위기가 실물경제에까지 파급되는 것이다. 실물경제로 위기가 번지는 것을 막으려면 통화 공급을 확대해야 하고 이에 맞춰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다.
그런데 위기 진정 이후에는 안전자산 보유 필요성이 완화되므로 통화 수요도 그만큼 감소한다. 만약 현재의 통화량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안전자산 용도로 잠겨 있던 통화량이 급격히 풀리면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다. 이러한 물가 상승을 막는 것이 출구 전략의 기본 목표다. 기준금리 인상은 출구 전략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대 경제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