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정책실장에 백용호 국세청장(54)을 발탁했다. 정무수석에는 정진석 한나라당 의원(50 · 3선),신설된 사회통합수석엔 박인주 평생교육진흥원장(60),대변인엔 김희정 한국인터넷진흥원장(39)을 각각 내정했다. 홍보수석과 인사기획관 미래전략기획관 정책지원관 등 후속 인사는 15일께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청와대 인사의 3대 코드는 젊어진 참모진과 경제통의 전면 배치,국민과의 소통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정정길 현 대통령실장(68)과 윤진식 전 정책실장 겸 경제수석(64)이 60대였던 데 반해 임태희 대통령실장 내정자(54)와 백 내정자는 모두 50대다.

더욱이 김희정 대변인 내정자는 30대다. 이 대통령이 예고했듯 과감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6 · 2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받아들여 보다 적극적인 쇄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젊은 참모진에게 후반기 국정을 맡겨 보다 강력한 추진력을 얻어내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두 번째 특징은 경제통의 전면 포진이다. 백 내정자는 임 내정자에 못지않은 경제전문가다. 청와대 투톱에 이들 경제통을 기용한 배경은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의 무게중심을 경제에 두겠다는 뜻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청와대 투톱을 경제통으로 채운데 대해 "세종시 수정안 좌절과 권력 내부 다툼 등으로 어지러워진 정국에서 벗어나 집권 후반기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경제 이슈에 더욱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경제 이슈의 초점은 계층간 · 기업간 양극화에 맞춰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후보 및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다. 백 내정자는 10여년간 이 대통령의 핵심 경제 브레인 역할을 했다.

청와대는 동갑내기인 임 내정자,백 내정자,최중경 경제수석 등 '50대 경제라인'이 정책의 중심에 서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옛 재무부와 재정경제부,노동부 등 관료 경험과 함께 3선 의원을 거친 임 내정자는 정책 전반에 대한 교통정리 역할을 맡게 됐고,백 내정자는 이명박 정부의 굵직한 국정 과제를 이행하고 마무리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임 내정자와 백 내정자에게 정책과 정무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한편 서민 정책이나 일자리 창출과 같은 핵심 정책 과제는 최 수석이 책임지도록 한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째 코드는 국민 · 정치권과의 소통 강화다. 대통령실장과 정무수석에 3선 의원을 기용했다는 점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박인주 사회통합수석 내정자는 오랫동안 다양한 시민단체 경험을 했다. 현 정부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국민과의 소통이 좀 더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