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이 끝나자 폭우로 1800여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가운데 일부 내륙지방은 가뭄에 시달리는 등 중국 전역이 기상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은 지난 8일부터 장시성 저장성 등 창장(양쯔강) 중하류와 칭하이성에 집중된 폭우로 520여명의 사망 · 실종자를 포함,1800여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창장 주변 29개 지천이 범람 위기에 놓였으며 특히 칭하이성 거얼무시에서는 댐이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어 2000년 만에 최악의 홍수 피해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댐이 무너지거나 범람할 경우 약 20만명이 4m 깊이의 물속에 잠길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또 군을 긴급 투입,댐 보수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자연호수인 창장 남부의 포양호는 위험수위를 넘어선 가운데 11년 만에 최고 수위를 보이고 있어 피해 예상지역 주민 20여만명이 대피했다. 후베이성에서도 범람이 우려되는 하천 주변의 주민 10여만명이 피신했다. 그러나 당분간 국지적인 폭우가 더 쏟아질 것이란 전망이어서 홍수 피해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홍수와 대조적으로 산시성과 네이멍구자치구,윈난성 등 내륙 일부 지역에서는 심각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산시성에서는 8만3450평의 농경지가 가뭄 피해를 입었고 76만명의 주민과 16만여마리의 가축이 심각한 식수난을 겪고 있다. 네이멍구 역시 넓은 농경지가 말라가고 있으며 해충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윈난성 추슝이족자치주에서도 저수지 221개의 물이 마르고 하천 54개가 바닥을 드러내는 등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달 초 40도가 넘는 폭염이 발생,고온으로 인한 엔진 과열로 버스가 폭발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라 일어났다. 베이징 시내 아스팔트 온도는 60도를 넘어 196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토가 넓은 중국에서는 다양한 기후가 나타나긴 하지만 올해처럼 폭염과 폭우 그리고 가뭄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폭우 등으로 피해가 속출하자 자연재해와의 전쟁을 선언하는 등 피해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