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상승…제주 이젠 망고로 돈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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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에서 전환 농가 늘어
100년동안 1.6도 높아져
100년동안 1.6도 높아져
지난 8일 제주도 한라산 어리목에서 윗세오름까지 4.7㎞ 구간.이곳에서 한국의 고유 식물이자 한라산에서 주로 자라는 구상나무의 기후변화에 따른 생장 쇠퇴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30년 전만 해도 해발 1300m 부근부터 형성됐던 구상나무 군락지가 이제는 1500m 이상까지 올라가야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송국만 제주대학교 생태연구소 연구원은 "한대성 수목인 구상나무가 기온 상승으로 수분을 빼앗기는 등 생장에 방해를 받고 있다"며 "구상나무 숲은 줄고 그 자리에 온대림인 소나무 숲이 침투하면서 '구상나무 후퇴림'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용머리 해안.이곳엔 용머리 부분을 둘러싼 일주 산책로가 마련돼 있는데 최근 이곳을 통제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현원학 제주생태교육연구소장은 "기본적으로 만조 때 하루 평균 4시간 정도 바닷물에 잠겨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없다"며 "최근엔 기온 상승으로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이 시간이 6~8시간까지 늘어났다"고 말했다. 방익찬 제주대 해양과학대 교수의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도 연안의 해수면은 지난 38년간(1970~2007년) 총 22.8㎝ 상승했다.
제주도는 '한국 기후변화의 최전방'이라고 불린다. 지난 100년 동안 제주 평균기온 상승폭은 전국 평균(1.5도)보다 0.1도 높은 1.6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제주도는 동쪽과 서쪽 끝이 73㎞에 불과하지만 강우량 차이는 750㎜에 이른다.
기후변화를 기회로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의 강철준씨(55)는 1900㎡ 규모의 농장에서 토마토,오이 농사를 짓다 2006년부터 망고 재배를 시작해 올해 첫 수확에 나선다. 강씨는 "지구온난화로 제주도에서 아열대 작물 재배가 가능해지면서 높은 소득이 기대돼 망고 농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승종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 연구관은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식물은 100㎞ 북상한다"면서 "감귤은 물론 한라봉도 고창,거제 등지에서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농민들이 하나둘씩 망고 재배로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 연구관은 "아열대기후대가 북상하면서 농업 생산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며 "지구온난화를 기회로 삼아 아보카도 등 재배 작목 다양화로 농가소득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저감노력이 완벽하게 성공해도 과거 배출된 온실가스로 인해 향후 수십 년간 세계 평균 기온은 2도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도 우리나라의 경우 2100년까지 평균 온도가 4도가량 상승하고 기후변화로 인해 800조원이 넘는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함께 인간이 기후변화에 적응해 피해를 최소화해야만 한다는 얘기다.
제주=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용머리 해안.이곳엔 용머리 부분을 둘러싼 일주 산책로가 마련돼 있는데 최근 이곳을 통제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현원학 제주생태교육연구소장은 "기본적으로 만조 때 하루 평균 4시간 정도 바닷물에 잠겨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없다"며 "최근엔 기온 상승으로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이 시간이 6~8시간까지 늘어났다"고 말했다. 방익찬 제주대 해양과학대 교수의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도 연안의 해수면은 지난 38년간(1970~2007년) 총 22.8㎝ 상승했다.
제주도는 '한국 기후변화의 최전방'이라고 불린다. 지난 100년 동안 제주 평균기온 상승폭은 전국 평균(1.5도)보다 0.1도 높은 1.6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제주도는 동쪽과 서쪽 끝이 73㎞에 불과하지만 강우량 차이는 750㎜에 이른다.
기후변화를 기회로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의 강철준씨(55)는 1900㎡ 규모의 농장에서 토마토,오이 농사를 짓다 2006년부터 망고 재배를 시작해 올해 첫 수확에 나선다. 강씨는 "지구온난화로 제주도에서 아열대 작물 재배가 가능해지면서 높은 소득이 기대돼 망고 농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승종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 연구관은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식물은 100㎞ 북상한다"면서 "감귤은 물론 한라봉도 고창,거제 등지에서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농민들이 하나둘씩 망고 재배로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 연구관은 "아열대기후대가 북상하면서 농업 생산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며 "지구온난화를 기회로 삼아 아보카도 등 재배 작목 다양화로 농가소득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저감노력이 완벽하게 성공해도 과거 배출된 온실가스로 인해 향후 수십 년간 세계 평균 기온은 2도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도 우리나라의 경우 2100년까지 평균 온도가 4도가량 상승하고 기후변화로 인해 800조원이 넘는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함께 인간이 기후변화에 적응해 피해를 최소화해야만 한다는 얘기다.
제주=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