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OLED 공급 부족으로 안드로이폰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구글의 넥서스원을 시작으로 아이폰에 대항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진영이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를 디스플레이로 채택하고 있지만 공급부족으로 시장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AMOLED는 LCD보다 뛰어난 화질과 빠른 응답속도 등을 갖고 있어 노키아,삼성,HTC,모토로라,팬택 등이 스마트폰에 사용하고 있다.

아이서플라이는 스마트폰에 AMOLED가 대규모로 사용되면서 매월 380만개 정도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시장의 98%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공급능력은 월 300만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공급부족 현상이 일자 대만의 HTC는 넥서스원과 디자이어의 디스플레이를 당초 AMOLED에서 LCD로 바꾸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서플라이는 "스마트폰 업체들이 차별화를 위해 AMOLED를 쓰고 싶어도 언제 공급이 끊길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전략 모델로 내놓은 갤럭시S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기 때문에 SMD가 삼성전자를 제쳐놓고 다른 업체들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와 대만업체들이 일부 생산하고 있지만 공급량은 턱없이 모자란다고 아이서플라이는 설명했다.

공급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SMD는 이미 생산라인을 3교대로 24시간 풀가동하고 공정개선 작업도 벌이고 있다. 2012년까지 2조5000억원을 투자,새 공장을 지어 생산능력을 지금의 10배인 월 3000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전자업계는 그러나 2012년 SMD 새 공장이 완공될 때까지는 급증하는 수요를 맞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서플라이는 작년 2200만대였던 AMOLED 시장이 올해 4600만대,내년 7500만대,2012년 1억대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AMOLED는 제조공정이 까다로워 일본업체들도 생산을 포기했고,다른 제조업체들이 쉽게 시장에 뛰어들 수 없어 공급부족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