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사람들의 습관과 원칙 꼭 벤치마킹 하세요"
"고시 때보다 사회에서 공부를 더 열심히 해라."

'고시 3관왕'인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서울 서초을)이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법연수원 후배들에게 건낸 조언이다. 최연소 사법고시 합격과 외무고시 차석,그리고 행정고시 수석 등 소위 고시계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것으로 유명한 고 의원은 이날 한국경제신문에 2주간 일정으로 연수하러 온 10명의 예비 법조인을 국회로 초청, "사회에 나온 뒤 하루에 17시간씩 내가 이루고자 하는 분야에 시간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전문가란 '모른다'는 말 대신 '어려운 말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제시하는 사람들'을 뜻한다"며 "이런 사이비 전문가들 사이에서 성공하는 것은 오히려 쉬운 일일 수 있으며,'개처럼 공부하고'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 의원은 이처럼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전제로 몇 가지 성공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우선 어떤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앞선 사람들의 습관과 원칙을 반드시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개 고시를 통과한 뒤 펀드매니저에 이어 방송인,국회의원까지 됐지만 어떤 일을 시작할 때 한 번도 고민한 적이 없어요. 언제나 나보다 먼저 그 분야에 진출한 사람이 있었고 그런 이들을 쫓아다니며 전해 들은 성공비결을 실천했을 뿐이죠." 독창적인 방식은 아니지만 가장 리스크가 적은 계획을 세웠다는 얘기였다.

그는 일례로 "사시 공부를 시작할 때 공부 방법을 연구하느라 5개월을 보냈다"며 "합격 수기를 모아 읽으면서 나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세운 것이 합격 비결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에 나와서는 훨씬 더 긴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학교는 4년,군대는 2년 앞을 바라보며 살아도 되지만 취직한 뒤에는 10년 뒤를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1998년 외환위기 때와 2000년대 초 IT버블을 언급하는 과정에서는 "개인적으로 주식 투자를 하면서 두 시기에 가장 큰 실패를 맛봤다"며 "당장의 이익을 좇아갔기 때문이었으며,주식시장에서도 그렇듯 인생을 살면서도 큰 흐름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그는 또 무슨 문제든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세상과 내 운명은 머리를 쓰는 만큼 달라진다는 것을 믿는다"며 "그런 사소한 고민들이 쌓이면 인생의 물줄기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