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산업 전망] 전자·기계 '맑음' 조선·화학 '구름' 건설업은 '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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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전자·자동차·일반기계 업종은 화창합니다. 철강·조선업은 좋아지긴 했는데 조금 기다려 봐야죠.석유화학은 먹구름이 끼었고 건설 업종은 장마에 접어들었습니다. "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과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이 최근 내놓은 올 하반기 산업전망을 요약한 것이다. 유럽발 재정위기와 원화 강세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대내외 변수에 따라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반도체 공급부족…자동차는 장기성장 국면
반도체 · 가전 · 자동차 · 일반기계 등의 업종은 올 하반기에도 호황을 이어갈 전망이다. 윈도7 PC 교체,스마트폰,아이패드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하반기 반도체 수출과 내수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태블릿 PC 등의 수요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가격 강세가 유지되고 공급 부족 현상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스플레이도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수요와 세트산업 선전에 따라 수요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서다. 기계 부문도 호조세를 이어갈 업종으로 꼽힌다. 세계 경기 회복세 유지,중국의 높은 성장세 지속 등으로 하반기 기계 수출은 15%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내수도 노후 설비 교체 등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동시에 상승하는 장기 성장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글로벌 자동차 판매 호조에 따른 수출 단가 상승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다만 내수에서는 신차 출시 외에는 별다른 호재가 없어 판매 규모가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철강 및 조선 업종은 올해 들어 선방하고 있지만,하반기에는 향후 대내외 변수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반기 철강 분야 내수는 건설업 부진 속에 자동차,정보기술(IT) 분야의 생산 증가로 상반기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극심한 불황에 시달렸던 조선업계는 올 하반기에도 상반기에 이어 벌크선,유조선 위주의 수주 증가세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지난 2년간 영업실적 부진에 따른 중소 조선업체의 구조조정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섬유산업은 수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소재 수입 증가로 내수가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석유화학산업의 경우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일정 수준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설비투자를 마친 중동 및 중국 업체들의 대대적인 물량 공세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은 주택 시장 위축에 따른 민간 주택 수주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미분양 증가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인해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반기 설비투자 다소 둔화될 듯
하반기에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속에서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다소 둔화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전국 13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4.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작년 동기 대비 20.6% 급증한 올 상반기에 비해서는 3.2%가량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43.5%가량 설비투자를 늘렸던 IT · 전기전자 업종은 하반기 들어 7.6% 확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으며 33.4% 증가했던 정유 · 석유화학은 5.2%,26.4% 늘었던 기계류는 3.3%가량 증가하며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종은 0.1%가량 투자를 줄일 것으로 관측됐다. 12개 업종 가운데 상반기에 비해 설비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업종은 한 곳도 없었다.
이현석 대한상의 전무는 "올 상반기 IT · 전기전자,자동차 · 운송장비 등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 증가세는 작년 상반기가 워낙 좋지 않았던 데 따른 기저 효과가 컸다"며 "하반기엔 이러한 기저 효과가 사라지고 남유럽 재정위기 지속,중국의 긴축 가능성 등 대외 불안 요인이 불거지며 투자 증가세가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中위안화 절상·ECFA 변수 주목
올 하반기 산업 기상도에서는 특히 중국 위안화 절상과 중 · 대만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에 따른 영향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일단 중국인들의 구매력이 높아져 화장품,여행,카지노 등의 분야에서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철강,조선,운송 업종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자와 자동차 업종 역시 대부분 국내 기업들이 중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석유화학은 가공무역 구조여서 중국의 대외 수출이 둔화되면 한국 제품 수입 수요도 동반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과 대만이 최근 체결한 ECFA로 인한 업종별 직 · 간접적인 파급 효과도 예상된다. 우선 중국 수출 비중이 큰 석유화학 및 기계 분야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반도체 및 액정표시장치(LCD) 등의 전자 · 전기 분야와 자동차산업은 제한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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