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지난 5일 국내 최초의 걸윙(양쪽 문을 위로 여는 방식) 슈퍼카 '더 뉴 SLS AMG'를 출시했지만,국내 소비자들이 이 차를 구입하기는 쉽지 않다. 올해 한국 할당 물량 30여대가 선주문 방식으로 이미 다 팔려서다. 하랄트 베렌트 벤츠 코리아 사장은 "정식 주문을 받기도 전에 소문만 듣고 계약한 고객들이 대부분"이라고 소개했다.

수입차 시장은 올해 최대 호황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데다 BMW 벤츠 아우디 등이 신차를 잇따라 내놓고 있어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등했던 환율이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 점도 호재다. 수입차 업계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점유율 7% 벽'을 깰 것으로 보고 있다.

◆줄잇는 신차 출시

BMW 코리아는 일반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중간급인 그란투리스모를 최근 내놨다. 날렵한 외관과 여유있는 실내공간,차로 이탈 경고장치 등 안전장치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아우디 코리아는 A5 카브리올레를 공개,오픈카를 선호하는 소비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인피니티는 중형 세단 'M시리즈'의 3세대 모델 '올 뉴 M'을 출시했다. 2세대 후 약 5년 만에 선보인 차다.

수입차 업체들은 하반기에도 이 같은 '신차 릴레이'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9월께 6년 만에 완전 변경한 신형 페이톤을 내놓고 럭셔리 세단 시장 공략에 나선다. 아우디 코리아 역시 10월쯤 최고급 차종인 A8 신형을 내놓는다. 경량 알루미늄 차체와 상시 4륜구동 장치,8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한다.

혼다 코리아는 연말께 신차 인사이트를 들여온다. 혼다 최초의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로,일본에서 출시 1년 만에 10만대 판매를 돌파한 인기 차량이다.

◆20~30대 유입 꾸준

수입차 업체들이 매달 판매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것은 작년 침체의 골이 워낙 깊었던 탓도 있지만,국산차에 싫증내는 소비층이 꾸준히 유입되는 측면도 적지 않다. 단연 돋보이는 계층은 20~30대다. 일본이나 미국 브랜드의 3000만~4000만원대 중 · 저가 차량이 주로 대상이다. 20~30대 젊은층 비중은 전체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소비층이 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배기량 별로는 2000㏄ 이하 차량이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4000㏄급 이상 대형차 비중은 축소되는 추세다.

수입차 업계에 '새 얼굴'이 많이 등장하면서 '시장 파이'를 키우는 데 한몫하고 있다. 지난 4월 스바루 코리아의 국내 진출에 이어 이탈리아 피아트가 최근 한국 진출을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아트는 자사 스포츠카 브랜드인 알파로메오와 공동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 소형차 전문업체인 스즈키도 국내 딜러십 체결을 추진 중이며,마쓰다와 시트로앵도 국내 진출을 고민하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