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합격 통보를 받았지만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입사를 포기하는 구직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올 상반기 입사지원을 했던 신입구직자 6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0%(366명)가 최종합격 통지를 받고도 입사하지 않거나 입사한 뒤 곧 퇴사한 경험이 있다고 5일 밝혔다.

지원자가 자발적으로 입사를 포기한 기업은 중소기업(78.7%)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복수응답) 상대적으로 연봉이나 복리후생 수준이 낮은 것이 주된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다음으로는 중견기업(21.0%)의 응답률이 높았으며, 많은 구직자들이 입사를 희망하는 대기업(9.8%),공기업(5.7%),외국계기업(4.9%) 등은 소수였다.

합격하고도 입사하지 않을 기업에 굳이 지원을 했던 이유를 묻자 ‘일단 합격한 후 입사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30.1%)라는 응답이 많았다.실제로 합격률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기업이라면 일단 지원을 하고, 합격 후 여러가지 이해득실을 따져보려 했다는 현실적인 답변이다.하지만 ‘연봉 등 근무조건이 맘에 들었지만 당초의 계획이나 목표가 변경되어 입사를 포기’(29.8%)했다는 답변도 많았다.이는 근무조건이 더 좋은 기업에 중복합격한 경우로 분석된다.‘기업,대우수준 등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지 못해서’(21.9%)처럼 기업에 대한 사전 조사가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구직자도 적지 않았다.이밖에 ‘입사의사는 없었지만 취업준비경험을 위해서’(12.8%)라며 입사지원 자체가 경험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최종적으로 입사를 포기하거나, 입사 후 곧 퇴사를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역시 ‘대우수준(연봉, 복리후생 등)이 낮아서’(32.2%)였다.하지만 직접적인 대우만큼이나 ‘근무여건(회사 분위기, 위치 등)이 맞지 않아서’(28.4%)도 주요한 이유로 손꼽혔다.이밖에도 ‘희망하는 직무와 달라서’(25.4%) ‘원하는 기업(규모, 종류 등)이 아니어서’(6.8%) 등의 이유가 있었다.그러나 이처럼 입사를 포기한 구직자 중 26.5%는 자신의 결정을 후회한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구직자의 입사 포기는 결국 구직자 자신과 기업 모두에게 많은 시간적,경제적 손실을 안기게 된다”며 “입사지원하기 전 기업의 연봉 및 직종 등 근로조건에 대해 최대한 탐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