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이폰4를 구매한 소비자 2명이 애플(제조사)과 AT&T(통신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아이폰4의 '안테나 수신 불량'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들 소비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 지방법원에 낸 소장에서 "애플과 AT&T는 안테나의 독특한 설계로 수신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알고 있었지만 소비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집단소송(class action)으로 인정받기 위한 절차도 밟고 있다.

안테나 설계 전문가들은 아이폰4의 수신 불량 문제가 외부 테두리를 둘러싸도록 설계된 안테나 탓이라고 분석한다. 전파를 전기 신호로 바꾸는 안테나의 특성상 전류를 통하는 사람의 몸과 접촉했을 때 수신 감도가 떨어지는 현상은 필연적이라는 설명이다.

한 전문가는 "'데스 그립'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아이폰4의 왼쪽 하단부를 잡으면 수신 감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해당 부분은 안테나의 끝부분이기 때문에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의 음성 통화용 안테나는 각국 정부의 전자파 인체 흡수율(SAR) 규정을 만족시키기 위해 사람의 몸과 가장 떨어진 휴대폰 아랫부분에 설치된다.

가로 25~30㎜,세로와 높이 각각 10㎜ 내외의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이다. 안테나 바깥쪽을 절연체로 덮고 안테나와 절연체 사이에 '에어 갭'이라 불리는 빈 공간을 두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휴대폰 통화를 할 때는 아랫부분을 쥐는 경우가 별로 없어 수신율 감소가 크게 일어나진 않는다"며 "하지만 의도적으로 밑부분을 꽉 쥐면 수신율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