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이 한 · 멕시코 FTA 체결을 추진하되 그 전이라도 한국 기업의 멕시코 공공분야 입찰참여 허용 등 한국에 준(準)FTA 체결국 지위를 부여한다는 데 합의한 것은 의미있는 진전이다. 우리나라가 전략적으로 역점을 두고 있는 해외 에너지 · 플랜트 · 인프라 시장 확대의 가능성을 그만큼 높인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대통령의 이번 순방으로 멕시코와의 FTA 협상재개와 같은 큰 돌파구가 바로 열리기를 기대했던 측면에서 보면 아쉬운 점도 없지않다. 하지만 이미 많은 나라와 FTA를 맺은 멕시코는 추가적인 FTA 체결의 절박성을 못느끼는 상황이다.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이 한 · 멕시코 FTA가 양국간 상호보완성에 비춰 교역과 투자를 증진할 것이라는 데 공감하면서도 국내 합의를 모색하겠다고 한 것은 바로 이런 배경에서다.

그런 상황에서 FTA에 준하는 지위를 이끌어낸 것은 우리 기업의 현지진출 확대에 적지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멕시코와의 FTA 협상이 빠른 시일내 재개되도록 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안된다. 멕시코 정부와 의회가 한국과의 FTA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더라도 산업계가 반대하면 어려운 만큼 민간 차원의 협력이 보다 확대돼야 한다. 한 · 멕시코 FTA가 한국 기업의 미주 대륙 진출 기회도 늘리겠지만 멕시코 기업의 동아시아 시장 진출도 크게 확대시킬 수 있다는 점을 적극 설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