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출전 사상 첫 원정 16강의 쾌거를 이룩한 허정무(55)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놨다.

허정무 감독은 2일 대한축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축구협회가 후임 감독 인선에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일찍 결심하게 됐다"며 "당분간 재충전 시간을 가지면서 공부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월드컵과 함께 감독계약이 끝났기 때문에 사퇴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며 "한국이 월드컵에서 원정 16강 진출 목표를 이루고 그만두게 돼 다행이다. 가족들이 나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는데 당분간 재충전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 2007년 12월 대표팀을 맡은 허정무 감독은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의 금자탑을 쌓고 2년6개월의 감독직을 마감했다.

앞서 조중연 축구협회 회장은 남아공 월드컵 16강이 확정된 직후 "경험 있는 국내 지도자가 오랫동안 대표팀을 이끌 때가 왔다"면서 허정무 감독의 유임을 바란다는 뜻을 표명한 바 있다.

허 감독의 사퇴 결심에는 대표팀을 지휘하는 동안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가족들의 연임 반대가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 감독은 유소년 축구 육성이나 프로축구 K-리그 복귀 등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는 허 감독이 감독 연임을 포기함에 따라 이르면 7일 기술위원회를 회의를 열어 후임 인선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차기 사령탑 후보로는 정해성 대표팀 수석 코치와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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