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내 증시는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끌 만한 수급 주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경기 회복 우려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분기 기업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와 연기금 매수세 등이 증시 하방경직성을 높여 지수는 박스권 상단 구간에서 갇힌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코스피 지수가 주간 기준 지난주까지 5주 연속 상승하며 지난해 9월부터 형성된 1550∼1750의 박스권의 상단 구간에 진입한 이후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급상 연기금의 시장 참여에 힘입어 지수 하방경직성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지수 상승을 이끌 정도의 힘을 실어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경기 회복 둔화 우려가 지수 발목을 잡고 있다. 유럽지역의 경우 긴축정책 실시가 불가피한 상황이고, 미국 역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성명문을 통해 경기회복 속도가 다소 더뎌졌다고 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주 발표될 예정인 각종 경제지표들의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수가 경제지표 결과에 영향을 받아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나타내면서 중기 박스권을 단기간에 돌파하기보다는 물량소화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다만 상반기 말에 이른 시점에서 기관들이 기말에 맞춰 운용하는 펀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특정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윈도드레싱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전망이다.그렇지만 코스피 지수가 1700선을 넘어선 이후 국내주식형 펀드의 환매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효과도 예년에 비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세가 13거래일째 지속되고 있다. 이달 들어 누적 순유출 규모는 2조3148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경기회복 둔화 우려 여파로 약세를 보였다. 지난 주말 G20 정상들이 2013년까지 재정적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합의하자 재정긴축으로 경기회복세가 둔화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퍼졌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0.05% 내린 1만138.52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0.20%, 나스닥 지수의 경우 0.13% 하락 마감했다.

◆ 지수보다는 업종·종목별 대응 필요

한양증권은 코스피 지수가 당분간 혼조세를 나타낼 전망인 가운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 중심의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임동락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지수가 혼조세를 보이더라도 개별종목별로는 2분기 실적 기대를 반영하는 차별화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지수보다는 종목 대응에 주력할 필요가 있고 안정적인 이익 개선과 함께 저평가 매력이 높은 IT(정보기술), 소재, 경기소비재 등이 좋아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지수 방향성보다는 업종 및 종목 중심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국내 고용 및 소비 회복의 수혜를 받는 유통, 의복, 여행, 레저관련 업종과 중국 내수소비 확대 수혜주인 음식료, 화장품 등 내수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최근 외국인의 불안한 수급 속에서도 중소형주에 대한 매수 강도가 강화되고 있고 실적시즌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반도체장비, 자동차부품 등 IT, 자동차 내에서도 부품주 위주의 접근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금리인상에 따른 수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보험업종과 일부 운송업종에 대한 트레이딩 전략도 고려할 만 하다고 덧붙였다.

◆ "연기금 따라잡기 전략도 관심"

연기금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시각에서 연기금 매매 업종 및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위축된 최근 2주간 코스피 지수를 지지하고 있는 실질적인 수급의 핵심은 연기금이라는 의견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절상 움직임이 표면화된 이후 수혜가 기대되는 철강, 조선, 화학업종에 대한 연기금의 관심은 전날까지 이어졌고, 해당 업종에 대한 트레이딩 바이(단기매매) 관점의 대응은 타당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 "이후 대형주보다 중형주가 유리"

현대증권은 최근 중형주의 주가 모멘텀(상승요인)은 바닥권에서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대형주의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며 이후에는 대형주보다 중형주가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김철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유망종목 7개를 선정, 추천했다. 해당종목은 GKL, CJ제일제당, 웅진코웨이, 현대백화점, 호텔신라, 제일기획, 하나투어 등이다.

시가총액 상위 25%에 해당하는 대형주를 제외한 후 투자의견이 '매수'인 종목을 골랐고, 적정주가 대비 상승여력이 충분한 주식을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한경닷컴 오정민·김하나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