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가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해 선전했지만 1-2로 패하며 8강 진출이 좌절됐다.

26일(한국 시간) 남아공 포트 엘리자베스에 위치한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 첫 번째 경기에서 대한민국은 루이스 수아레즈(아약스)에 2골을 내주면서 1-2로 패했다.

B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한국은 조별 예선전에서 무실점을 기록한 우루과이와 비등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전이 시작하자 마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필드 중앙에서 우루과이 골 문전까지 돌파해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3분, 우루과이 골대 왼쪽 측면에서 결정적인 세트피스 기회를 얻은 한국은 박주영(AS 모나코)이 회심의 중거리 슛을 때렸지만 골대를 맞고 나왔다. 분위기를 완전하게 가져올 수 있는 기회를 놓친 한국은 불과 5분 후에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전반 8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디에고 포를란(아틀레이코 마드리드)은 수비수를 제치고 문전으로 센터일을 때렸다. 골키퍼인 정성룡(성남) 옆으로 흘러간 볼을 무방비 상태에 있었던 루이스 수아레즈가 골로 연결했다.
골문을 지키고 있던 한국 수비수들은 문전으로 날아오는 볼을 지켜보고 있었다. 정성룡 골키퍼가 잡을 것으로 생각한 센터링은 정성룡 왼편으로 흘러갔고 한국 수비수로부터 자유로웠던 수아레즈는 골로 연결해 우루과이가 1-0으로 앞서나갔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선제골을 어의없이 내준 한국은 이청용(볼턴)의 측면 돌파로 득점 기회를 노렸다. 측면은 물론, 중앙 돌파와 긴 패스 등 다양한 공격 패턴을 구사한 한국은 지속적으로 우루과이 문전을 위협했다. 하지만, 골을 위한 최종 연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동점 기회를 무산시켰다.

전반전을 0-1로 마친 한국은 후반전에 들어서도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미드필더 다툼에서 우루과이에 우위를 보인 한국은 경기를 지배했다.

적극적으로 우루과이를 밀어붙인 한국은 후반 12분, 차두리(프라이부르크)의 패스를 받은 박지성이 절묘한 헤딩슛을 시도했다. 하지만, 무슬레라 골키퍼의 선방으로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은 염기훈(삼성) 대신, 깜짝 기용한 김재성(포항)을 빼고 K-리그 득점왕 이동국(전북)을 기용했다. 최전방에 박주영 한명의 공격수를 두고 시작한 한국은 이동국을 투입하면서 4-4-2의 포메이션으로 바꿨다.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우루과이를 압도한 한국은 후반 23분, 동점에 성공했다. 왼쪽 측면에서 세트피스 기회를 얻은 한국은 문전 앞에서 헤딩슛을 성공한 이청용의 골로 1-1 균형을 이루었다.

기성용(셀틱FC)이 문전 앞으로 올린 볼은 우루과이 수비수 머리에 맞고 이청용 앞으로 굴러갔다. 이청용은 이 볼을 헤딩으로 밀어넣으면서 극적인 동점 골을 기록했다. 2002년, 16강 전에서 안정환(다렌 스더)이 헤딩슛을 성공한 이후, 8년만에 헤딩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한국은 지속적으로 우루과이를 압박했지만 후반 35분, 첫 골을 내준 수아레즈에 뼈아픈 골을 허용하면서 1-2의 스코어를 만들었다. 뛰어난 개인기로 두 번째 골을 기록한 수아레즈는 우루과이를 8강으로 이끌었다.

월드컵 원정 경기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했던 허정무호는 4전전패를 기록한 우루과이의 벽을 끝내 넘어서지 못하고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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