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은행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늘어나 1분기에 비해 2분기 실적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분기 은행들이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은 2조원 이상이다. 이 중 기업여신 비중이 큰 우리은행이 1조원 이상 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25일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65개 업체에 대한 금융권 신용공여액이 총 16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은행권 채무가 11조9000억원,저축은행 1조5000억원,여신전문금융사 7000억원 등이다.

금융위는 구조조정 추진에 따른 금융권 전체 충당금 추가 적립소요액이 3조원 정도며 이 중 은행들이 쌓아야 할 충당금 규모는 2조20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저축은행은 2000억원,기타 6000억원 정도다.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시 은행권 평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분기보다 0.2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은행들의 BIS 비율은 지난해 말 14.36%였고 올해 3월 말 14.70%다.

금융권에서는 건설 및 부동산 여신 규모가 큰 우리은행 국민은행 농협 등이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2분기에 1조~1조2000억원가량의 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2분기에 대손충당금을 다 쌓더라도 2000억원 정도의 당기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충분히 손실을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BIS비율 등 은행들의 손실 흡수 여력을 감안하면 건전성 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동부증권이 내놓은 시중은행 2분기 실적 예상 자료에 따르면 KB 신한 우리 하나 등 금융지주사와 외환 기업 대구 부산 전북은행 등 5개 상장은행 등 총 9개 금융회사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2조35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1분기 실적인 3조1500억원보다 25%가량 줄어든 수치다.

지난 1분기 7790억원의 순이익을 내 은행권에서 가장 좋은 실적을 거둔 신한금융이 2분기에 순이익이 6030억원으로 줄고,KB금융은 1분기 5727억원에서 2분기 4030억원으로 순이익이 줄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금융은 2분기 3700억원,하나금융은 2460억원으로 각각 추정돼 1분기의 5730억원,3238억원보다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태훈/정재형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