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는 인구 18만명으로 취리히에 이은 스위스 제2의 도시다. 올림픽 본부가 있는 로잔과 함께 '프렌치 쿼터(프랑스어권)'의 주축을 이룬다. 이 도시에는 유엔의 유럽 본부들을 비롯해 국제건강기구(WHO),국제노동기구(ILO),국제지적재산권기구(WIPO) 등 비중있는 국제기구들이 밀집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거류민 중 외국인 비중이 40%를 넘는다.

각종 국제회의로 외국인 방문객이 많다보니 평일에 호텔 잡기는 그야말로 하늘에 별따기다. 반면 주말에는 방이 남아도는 기현상을 보인다. 물가는 살인적이어서 지난해 기준으로 유럽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도시로 기록됐다. 프랑스 물가에 익숙한 나는 한 슈퍼마켓에 들어갔다가 엄청난 가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제네바하면 취리히와 함께 은행 비밀금고로도 유명한 데 이곳에 예치된 '검은 돈'의 총액은 무려 1000조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도무지 감이 오지 않는 액수다. 요조숙녀에게 이런 발칙함이 숨어있었다니!

미술애호가에게 제네바는 화려한 뷔페 상과 같다. 소도시 정도에 불과한 이 도시에는 믿기지 않을 만큼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어 방문객을 놀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