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전을 앞둔 허정무(55) 축구대표팀 감독이 던진 새로운 사자성어는 '결초보은(結草報恩)'이었다.

허정무 감독은 24일(한국시간) 밤 루스텐버그 올림피아 파크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팀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16강전에 오르기 전까지 열렬히 응원해준 국민을 비롯해 그동안 선수를 길러준 부모님과 선생님은 물론 대표팀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모든 분들에게 은혜를 갚는 심정으로 경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요한 결전을 앞두고 독특한 사자성어를 선보였던 허 감독은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목표를 달성한 만큼 더 높은 고지를 향한 도전에 앞서 '결초보은'의 심정으로 나서겠다는 각오다.

허 감독은 무엇보다 16강에 오른 팀다운 화끈한 공격과 단단한 수비를 함께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에게 부담을 떨치고 16강 팀답게 멋진 승부를 펼치자고 당부했다"며 "우루과이 대표팀 선수들과 팀 전술의 특징을 선수들에게 얘기했다"며 "우루과이는 특히 측면 공격이 강하다.

오른쪽 풀백인 막시밀리아노 페레이라(벤피카)의 오버래핑이 좋아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 감독은 이어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 앞서 치러진 우루과이-멕시코 경기를 재방송까지 모두 지켜봤다.

또 경기 비디오테이프까지 구해서 철저히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오른쪽 풀백의 수비 문제에 대해선 "솔직히 골을 안 먹는 팀은 없다.

이기는 경기를 하려면 모험도 필요하다"며 "우리 수비수들은 훌륭하게 경기를 했다.

기회를 얻으려면 그만큼 상대에 기회를 줄 수밖에 없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정상적인 경기를 치르겠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은 특히 "조별리그에 나섰던 선수 가운데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

많아야 1-2명 정도 변화가 생길 것 같다"며 오른쪽 풀백으로 오범석(울산)과 차두리(프리아부르크) 가운데 고심을 하고 있음을 살짝 내비쳤다.

우루과이 공략 포인트에 대해선 "우루과이의 중앙수비가 두텁다.

좌우 측면으로 빠른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며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을 노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 감독은 그러나 "상대 역습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무리한 공격으로 손쉬운 기회를 줘서는 안 된다"며 "중앙 미드필더를 두텁게 하는 것도 필요하고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2차전 때처럼 역습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해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한편 허 감독은 전날 훈련에서 승부차기 훈련에 나선 것에 대해선 "단판 승부여서 승부차기의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모든 것을 다 준비해야 한다"며 "그런 상황에 벌어졌을 때 이운재(수원)를 투입하는 방향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붉은 넥타이를 또 하고 나오겠나?'라는 질문에는 "사람의 마음은 변하게 마련이지만 좋았던 기억은 항상 좋을 수 밖에 없다"며 우루과이와 16강전에도 붉은 넥타이를 하고 나오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루스텐버그=연합뉴스)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