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제조업체로는 이례적으로 직원들이 스스로 출퇴근 시간을 정해 일하는 자율출퇴근제(탄력근무제)를 도입했다.

LG이노텍은 본사와 안산 부품소재연구소 직원 1100여명을 대상으로 자율출퇴근제를 실시한다고 22일 밝혔다.

지난 4월 연구소에 시범 도입했던 제도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해 본사 조직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의 근무시간 중 출근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해 하루 8시간(식사시간 제외)을 근무하면 된다. 출근 시간에 따라 이르면 오후 4시 퇴근도 가능해졌다. 출근 시간은 한 달 주기로 재조정할 수 있다.

이 제도는 허영호 사장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한 것이기도 하다. 2015년 부품 분야 글로벌 톱5에 진입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그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업무의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워크스마트(Work Smart)' 환경 구축에 관심을 보여왔다. 자율출퇴근제는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업무 시간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고 출근 전 또는 퇴근 후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유도,회사의 생산성과 개인 삶의 질을 동시에 높이려는 의도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출근 시간대를 늦추면 육아나 원거리 출퇴근 시간의 부담을 줄일 수 있고 퇴근 시간을 앞당길 경우엔 대학원 진학 등 개인역량을 높일 시간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미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연구소 직원들도 자율출퇴근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업무별로 주 담당자와 보조 담당자를 지정,근무시간대 차이로 발생할 수 있는 업무 공백을 줄이고 회의시간은 공통 근무시간 내로 한정토록 하는 등 탄력근무제 정착을 위한 보완책도 마련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