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경기도 시흥시 신천동 정은패션타운 1층.동인스포츠의 스포츠복 브랜드인 '아레나' 매장에서 주부 3명이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근처 스포츠센터에서 수영 강습을 마치고 커피 한잔 마시러 들른 것이다. 이때 김영애 점장(사진 왼쪽 두 번째)이 화려한 비치 수영복 한 벌을 내밀더니 "휴가철을 맞아 이번에 들여온 것인데 비치가방도 함께 준다"고 소개하자 이들은 "수영 다닐 때 들면 좋겠다"며 관심을 보였다. 30분 뒤 3명 모두 비치가방 하나씩을 들고 매장을 나섰다.

인근 주부들의 '수다방'으로 통하는 이곳(경기 시흥점)은 전국 81곳의 아레나 매장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다. 매장면적은 82㎡(25평)로,주말엔 300~400명의 고객이 찾는다. 판매직원도 다른 매장보다 2배나 많은 4명(평일)에서 6명(주말)을 두고 있다.

2007년 문을 연 아레나 경기 시흥점은 월 평균 매출 5000만원대의 평범한 매장이었으나,지난해 4월 김성택 점주가 새로 맡아 본격 운영하면서 첫달에만 1억원어치를 판매한 '스타 매장'이 됐다. 지난해 말까지 9개월간 매출은 12억원.

그 밑바탕에는 김 점주만의 '지역 마케팅'이 깔려 있다. 그는 "전체 고객 가운데 60~70%가 인근에 사는 30~40대 주부들"이라며 "매월 매출의 10%는 로컬 마케팅에 할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을 겨냥한 사은품이나 이벤트,기획상품 등을 제공해 단골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레나'는 수영복으로 유명하지만 이 매장 전체 매출에서 수영복은 30%에 그치고 주부들의 평상복인 트레이닝복이 70%를 차지한다.

사은품 수준도 남다르다는 게 이 매장을 찾는 주부들의 지적이다. 봄 · 가을에는 보온병이나 체중계,여름에는 비치백 등을 준다. 지난 4월에는 본사 지원 없이 1주년 행사로 주부들이 선호하는 김치냉장고,드럼세탁기,공기청정기,전자레인지 등 500만원 상당의 가전제품을 걸고 경품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또 경기 시흥점에 들어서면 매장을 빙 둘러싸고 있는 기획상품 행어들이 눈길을 끈다. 미관상으로는 지저분해 보이지만 이들 기획상품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김 점주는 "밖에서 1만~7만원대 제품을 구입한 고객들이 매장 안으로 들어와 신제품도 함께 본다"며 "가격에 민감한 알뜰 주부들의 시선을 끌기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