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21일 장중 1741.48까지 올라 1740선을 돌파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우리 주식들을 쓸어담고 있고, 기관도 투신권을 중심으로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증시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따라서 증권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조만간 박스권을 상향돌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돌다리도 두드려 보자'는 심정으로 '조정'을 주장하고 있다.

◆"대내외 경기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경기모멘텀이 둔화되고 있으며, 유럽이슈도 다음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시말해 지난 4월 기록했던 전고점 돌파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민 연구원은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며 "유럽 이슈가 이어지고 있고 대내외 경기모멘텀도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고용동향에 이어 소매판매가 좋지 못했고 제조업지수 역시 상승탄력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 5월 경기선행지수도 전월비로는 올랐지만 전년동월대비 하락세를 2달 연속 이어가고 있는 점은 부담이라는 얘기다.

국내 경기선행지수도 전년동월비가 지난해 12월을 고점으로 4개월 연속 밀린 상태다. 제조업 재고순환지표 등도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역시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부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긴축부담이 상존하기 때문에 중국 모멘텀이 글로벌 증시에 주는 긍정적인 기대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민 연구원은 "앞으로 발표될 6~7월 지표들이 남유럽 이슈의 부정적인 영향을 반영했을 개연성이 큰다"며 "경기전망을 둘러싼 시장의 고민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7월에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국가들의 국채만기가 집중되어 있고, 유럽 25개 대형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도 중순경 발표될 예정인 점도 부정적인 요인이라는 판단이다.

◆"기술적으로도 추가상승은 부담"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은 기술적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코스피 지수가 단기간에 10% 이상 상승했고 △5월초 하락 갭을 회복하는 과정이며 △글로벌 증시 눈치보기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코스피 지수가 1700선을 넘어서며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증가할 가능성도 추가상승의 장애요인이다.

코스피 지수가 1700을 넘어선 것 자체가 단기적으로는 속도 조절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5월 저점대비 코스피 상승이 10%를 넘어섬과 함께 5월초 하락 갭을 이미 회복했다는 점은 단기적으로는 기술적 조정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증시 상대적 측면에서는 코스피의 연중고점에 대한 회복 속도가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당장 연중 고점 돌파를 시도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글로벌 증시 동향에 대한 눈치보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박 연구원은 진단했다.

또한 수급 측면에서 1700선 회복과 함께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 압력이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고 덧붙였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도 국내 자금이 악순환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 펀드애널리스트는 "국내주식형펀드 투자자에게 코스피 지수 1700선은 경험적으로 이익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는 구간"이라며 "코스피 지수가 상승사면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탈이 심화되고 투신권 매수여력은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코스피 지수가 1650선을 넘어선 이후 국내주식형펀드(ETF 제외)에서 자금이 이탈되는 규모는 확대되고 있다는 것. 1700선에 근접할수록 자금의 이탈 폭은 증가해왔고, 올해들어서도 이 같은 패턴은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그는 "펀드자금은 코스피 1700선에 대한 저항력이 만만치 않았다"며 "투신권의 매수여력은 1조5000억원 수준이며, 주식형의 경우 약 8966억원의 매수여력만이 남아있다"고 추정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