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마다 가장 규모가 큰 '간판' 펀드들이 수익률에선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대 운용사(설정액 기준)가 운용하는 설정액 1위 펀드들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54%(17일 기준)로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2.28%)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달 수익률(0.42%)도 전체 평균(0.54%)에 못 미쳤다.

수익률이 저조한 탓에 자금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5.0% 감소하는 동안 운용사 간판 펀드는 10.6%나 쪼그라들었다.

10대 운용사의 간판 펀드 중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배당60 1C'는 올 들어 7.37%의 손실을 내며 설정액이 13.4%나 줄었다. 설정액 3조원을 웃돌았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인디펜던스'도 수익률(-0.80%)이 저조한 탓에 4500억원이 유출되면서 설정액이 14.4% 감소했다. 반면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1C'는 같은 기간 수익률이 양호(7.68%)했지만 펀드시장의 전반적인 자금 유출로 설정액이 15.1% 축소됐다.

이처럼 간판 펀드들이 부진한 것은 평균 1조원에 달하는 커다란 '몸집' 탓에 공격적인 운용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대형 펀드들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자동차부터 건설까지 편입종목을 다양하게 분산한다"며 "이 때문에 대형 펀드들은 올 상반기처럼 변동성이 크고 특정 종목들이 지수를 이끌어 가는 장세에선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불리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간판 펀드들이 부진을 털고 수익률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운용사들이 신규 펀드보다는 브랜드 가치가 높은 대표 펀드에 집중하고 있는 데다 하반기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증시가 전반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돼 다양한 종목을 고루 편입한 대표 펀드들이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