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사진)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 대응에 대해 "엉망"이라고 혹평했다.

웰치 전 회장은 16일 CNBC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위기를 관리하는 매니저가 돼야지,사진이나 찍어대는 기회로 활용하는 정치인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업인은 위기 해결책에 집중하나 정치인은 누구를 비난할까에 집중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사고 발생 이후 보여준 위기관리가 끔찍했다(horrible)"고 비난했다.

웰치 전 회장은 "원유가 사고 유정에서 분출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사고를 낸 BP를) 손가락질하는 것은 잠깐 눈길을 돌리는 정도의 속좁은 처사"라고 덧붙였다.

또 "사고 유정을 틀어막고 나면 (BP를) 형사조사할 시간이 있다"며 "그때까지는 모든 자원을 원유 유출을 막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바마 정부가 BP에 200억달러의 피해보상금을 요구한 것과 관련,"합법적인 것인지 모르겠다"며 "200억달러는 아마도 BP와 비밀리에 미리 합의한 것인지도 모른다"고 비꼬았다. BP 경영진은 이날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200억달러 복구기금을 출연하겠다고 약속했다.

웰치 전 회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번 사고를 청정에너지 산업 일자리를 만들어낼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미친 짓(crazy)"이라고 몰아붙였다. "이번 사고가 석유 생산의 위험성을 엄중히 일깨우는 계기가 됐으나 당분간은 화석연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웰치 전 회장은 BP의 경쟁 업체들까지 질타했다. 그는 "많은 경쟁사들이 (전날 의회 청문회에서) BP를 옹호하기보다,특히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곤경에 처한 BP의 안전 실수를 비웃는 데 에너지를 쏟아부은 것은 분노스럽다"고 개탄했다.

"이번 사고는 석유업계 전체의 문제"라면서 "미 정부는 기름 제거를 위해 업계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