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급, 3년새 순익 40배…해외서도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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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공균 회장의 성장전략
'선박검사' 해외사장 개척…상반기 26척 외국선박 인증
단숨에 세계 7위 선급사로
'선박검사' 해외사장 개척…상반기 26척 외국선박 인증
단숨에 세계 7위 선급사로
"한국의 기적을 축하할 때다. "(Time to celebrate the Korean miracle)
지난달 17일 세계 3대 해운전문지 가운데 하나인 영국 로이드 리스트는 한국선급(KR)의 성장에 대해 이렇게 썼다. 로이드 리스트는 "KR는 유럽의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다른 국제선급연합회(IACS) 선급들과 비교해 매우 젊은 축에 속하지만 단기간에 이렇게 성장한 선급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극찬했다.
KR가 외국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를 설명할 때 오공균 한국선급 회장(59 · 사진)을 빼놓을 수 없다. 2007년 4월 취임한 오 회장은 3년 새 '매출 두 배,순익 40배' 성장을 이뤄냈다. KR는 새로 만든 선박의 선체 · 기관 · 설비 등을 검사하고 항해에 문제가 없다는 선박 등급을 발행하는 인증기관으로 1960년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조선사, 선주 대표 등 84명이 총회 멤버로 구성돼 있다. 옛 해운항만청(국토해양부에 편입) 공무원 출신인 오 회장이 KR를 성장시킨 비결은 무엇일까. 18일 KR 50주년을 앞두고 대전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사치도 전략이다"
오 회장은 해외시장 개척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래서 '통이 크다'는 말과 함께 돈을 너무 많이 쓴다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하지만 오 회장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1억원을 쓰고 수십억원을 벌어들이면 흥청망청이랄 수 없죠.그리스나 유럽에선 KR를 잘 모릅니다. 만찬회 등 공식 행사를 제대로 치르면 KR를 각인시킬 수 있습니다. 얼마 전 그리스 KR 위원회 만찬회를 최고급으로 했습니다. 참석자들이 깜짝 놀라더군요. "
이 전략은 값진 결실로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 감명을 받은 그리스 선주들이 건조 중인 자동차운반선 8척의 검사를 KR로 이전하기로 결정한 것.수천만원의 비용으로 1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린 셈이다.
오 회장은 해외에 나갈 때 빨간색 넥타이를 고집한다. 외국 선사들과 기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외국 선주들은 저보다 덩치나 키가 모두 큽니다. 압도되지 않으려면 강한 인상을 심어줘야 합니다. 빨간 넥타이를 매고 상대를 뚫어질 듯 바라보면 기선을 제압할 수 있습니다. "
◆3년 새 매출 두 배,순익 40배
KR는 오 회장의 취임 이후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6년 519억원이던 매출은 작년 1096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4억원에 불과하던 당기순익도 168억원으로 뛰었다. KR는 IACS 소속 세계 10대 선급 중 규모 면에서 세계 7위로 성장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200억원이다.
무엇보다도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게 주효했다. 오 회장은 취임 이후 해외위원회 활동을 대폭 강화했다. 그리스 유럽 베트남 일본 중국 등에서 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다. 중국 위원회는 지난 4월 만들어졌다. 이들 위원회를 활용한 해외시장 개척에 전력을 쏟아부은 결과 KR는 올 상반기에 검사를 맡게 된 60척 선박 가운데 26척을 외국 선박으로 채웠다.
오 회장은 "국내 스키장의 리프트 검사권도 외국 선급회사들이 독점하고 있다"며 "선박검사로만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말해 향후 풍력,해양 에너지,연료전지 등 신 · 재생 에너지 분야에도 뛰어들 계획임을 밝혔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
지난달 17일 세계 3대 해운전문지 가운데 하나인 영국 로이드 리스트는 한국선급(KR)의 성장에 대해 이렇게 썼다. 로이드 리스트는 "KR는 유럽의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다른 국제선급연합회(IACS) 선급들과 비교해 매우 젊은 축에 속하지만 단기간에 이렇게 성장한 선급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극찬했다.
KR가 외국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를 설명할 때 오공균 한국선급 회장(59 · 사진)을 빼놓을 수 없다. 2007년 4월 취임한 오 회장은 3년 새 '매출 두 배,순익 40배' 성장을 이뤄냈다. KR는 새로 만든 선박의 선체 · 기관 · 설비 등을 검사하고 항해에 문제가 없다는 선박 등급을 발행하는 인증기관으로 1960년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조선사, 선주 대표 등 84명이 총회 멤버로 구성돼 있다. 옛 해운항만청(국토해양부에 편입) 공무원 출신인 오 회장이 KR를 성장시킨 비결은 무엇일까. 18일 KR 50주년을 앞두고 대전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사치도 전략이다"
오 회장은 해외시장 개척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래서 '통이 크다'는 말과 함께 돈을 너무 많이 쓴다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하지만 오 회장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1억원을 쓰고 수십억원을 벌어들이면 흥청망청이랄 수 없죠.그리스나 유럽에선 KR를 잘 모릅니다. 만찬회 등 공식 행사를 제대로 치르면 KR를 각인시킬 수 있습니다. 얼마 전 그리스 KR 위원회 만찬회를 최고급으로 했습니다. 참석자들이 깜짝 놀라더군요. "
이 전략은 값진 결실로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 감명을 받은 그리스 선주들이 건조 중인 자동차운반선 8척의 검사를 KR로 이전하기로 결정한 것.수천만원의 비용으로 1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린 셈이다.
오 회장은 해외에 나갈 때 빨간색 넥타이를 고집한다. 외국 선사들과 기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외국 선주들은 저보다 덩치나 키가 모두 큽니다. 압도되지 않으려면 강한 인상을 심어줘야 합니다. 빨간 넥타이를 매고 상대를 뚫어질 듯 바라보면 기선을 제압할 수 있습니다. "
◆3년 새 매출 두 배,순익 40배
KR는 오 회장의 취임 이후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6년 519억원이던 매출은 작년 1096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4억원에 불과하던 당기순익도 168억원으로 뛰었다. KR는 IACS 소속 세계 10대 선급 중 규모 면에서 세계 7위로 성장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200억원이다.
무엇보다도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게 주효했다. 오 회장은 취임 이후 해외위원회 활동을 대폭 강화했다. 그리스 유럽 베트남 일본 중국 등에서 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다. 중국 위원회는 지난 4월 만들어졌다. 이들 위원회를 활용한 해외시장 개척에 전력을 쏟아부은 결과 KR는 올 상반기에 검사를 맡게 된 60척 선박 가운데 26척을 외국 선박으로 채웠다.
오 회장은 "국내 스키장의 리프트 검사권도 외국 선급회사들이 독점하고 있다"며 "선박검사로만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말해 향후 풍력,해양 에너지,연료전지 등 신 · 재생 에너지 분야에도 뛰어들 계획임을 밝혔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