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의 2009회계연도(2009년 3월~2010년 2월) 결산이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한국경제신문은 각 대학이 공고한 결산서를 바탕으로 대학들의 '경영성적표'를 몇 차례에 걸쳐 분석한다.

각 대학이 최근 발표한 2009회계연도 산학협력단 결산서에 따르면 정부와 기업의 연구 발주를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얻는 수익 등 연간 운영수익(기업의 매출에 해당)이 1000억원을 돌파한 대학도 5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정부 연구과제 대거 수주

연세대 산학협력단이 2369억원의 운영수익을 올려 주요 대학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한양대(1951억원) 고려대(1855억원) 성균관대(1415억원) 포스텍(1358억원) 순이었다.

산학협력단의 운영수익은 기업의 매출에 해당하는 개념으로 기업의 연구 발주를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얻는 '산학협력 연구수익'과 대학이 보유한 특허 등 기술을 기업에 이전하고 벌어들인 '지식재산권 운영 이전수익' 및 정부 연구 용역을 맡아 수행하고 얻는 '국고 보조 수입' 등으로 이뤄진다.

연세대 산학협력단은 지난해 산학협력 연구로 453억원의 수익을 거둔 것을 비롯해 지식재산권 운영 이전과 국고 보조로 각각 15억원과 1754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관계자는 "지난해 전기전자,토목공학,의학,기계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체로의 기술이전 등을 통해 수익을 거뒀다"며 "이 밖에 정부 주도의 연구과제를 따내기 위해 내부 경쟁을 거칠 만큼 치열하게 준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등록금 등으로 이뤄진 교비회계와는 별도로 운영되는 산학협력단 수익의 경우 일정액이 전입금 형태로 교비회계로 넘어가기 때문에 본교 수익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세대 산학협력단은 지난해 수익금 중 70억원을 본교로 전입시켰다. 연세대 관계자는 "이제는 등록금만 가지고 대학을 운영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산학협력단의 전입금은 대부분 우수 논문을 쓰는 교수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연구 진흥을 위해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당기순이익에 해당하는 산학협력단의 당기운영차익(운영수익-운영비용)은 한양대가 187억원으로 가장 많은 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고려대(117억원) 인하대(64억원) 연세대(63억원) 성균관대(39억원) 순이었다.

이 같은 이익에 힘입어 각 대학 산학협력단의 자산 규모도 매년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대학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자산을 갖고 있는 연세대 산학협력단의 지난 2월 말 현재 총자산은 1425억원으로 전년도(1406억)에 비해 19억원 늘었다. 이어 고려대가 총자산 1074억원(2008년 984억원)으로 처음 자산 규모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인하대는 특히 총자산 380억원으로 전년도(317억원)에 비해 20%가량 성장,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이 밖에 포스텍(773억원) 성균관대(553억원) 경희대(426억원) 등도 2~4%가량 자산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이전 수입도 급증 추세

정부 차원에서도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 공동으로 2006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약 60억원을 들여 대학의 기술이전 및 특허출원 등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해 주는 '커넥트코리아' 1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커넥트코리아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고려대 등 18개 대학을 중심으로 기술이전 실적을 살펴보면 기술이전 건수는 2003년 120건에서 2005년 467건,2007년 507건,2009년 679건 등으로 매년 크게 늘고 있다.

기술이전에 따른 수익 역시 2003년 12억원 규모에서 지난해엔 205억원으로 6년 새 17배가량 늘었다. 교과부 관계자는 "1기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2기 사업을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며 "2기 사업을 통해 대학 수익 극대화에 더욱 힘을 실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