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증시는 내년부터 주가 재평가가 진행되는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장세'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5일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기업들의 이익이 사상 최대 규모로 나오며 '실적 장세'가 이어지다 내년부터는 증시 전체가 재평가받으며 대세상승장이 전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적 장세에서는 실적이 좋은 개별 기업들만 주가가 오르고 전체 시장은 박스권에 머무는 특징이 있다는 게 오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증시는 사상 최대실적이 나오기 한 해 전에 기대를 반영하며 크게 오른 후 막상 그 해가 되면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며 "특히 작년은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풀린 유동성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유동성 장세'였기 때문에 올해 추가 상승 여지는 적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그는 올해 코스피지수 목표치로 향후 12개월의 이익과 주가수익비율(PER) 9배를 적용한 1830포인트를 제시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증시 재평가가 진행되면 PER 12배를 적용해 코스피지수가 24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 센터장은 "2000년대 초 정보기술(IT) 버블붕괴 이후 2001년 유동성 장세,2002년 실적 장세에 이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이어진 대세 상승이 바로 밸류에이션 장세였다"며 "당시에도 기업이익이 늘어나는 데 따라 증시가 계속 상승하며 PER 12배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됐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증시 상승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수급문제도 내년에는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