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중진인 홍사덕 의원(6선)은 15일 "이 시점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화합하지 못하면 여권으로선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6 · 2 지방선거에서 민심이 전한 메시지는 '화합하라'는 것"이라며 "민심은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같이 좀 일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것으로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또 기회가 오겠나"라고 반문했다. 박 전 대표의 전당대회 불출마 입장을 뻔히 알면서도 '박근혜 대표론'을 공론화하고 나선 건 이런 이유에서다.

홍 의원은 "박 전 대표 개인 입장에서는 2012년 대선 때까지 당 대표를 하지 않고 기다려도 무방할지 모르지만 당이 이렇게 2년을 더 갈 수 있겠는가. 아마도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친박이라고 박 전 대표만 쳐다봐서야 되겠는가"라면서 "나라가 있고 당이 있고서야 박근혜식 정치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을 2년 넘게 남긴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당 대표에 출마할 경우 너무 일찍 집중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친박계 일각의 우려에 대해 "국면을 크게 봐야 한다"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지 않았나. 박 전 대표를 위한다는 것이 오히려 활동반경을 좁게 하는 해(害)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기에 처한 당 대표 자리는 평양감사 자리와는 다르다. 하지만 때로는 하기 싫어도 해야 할 때가 분명히 있고 그것이 정치 지도자가 가야 할 길이라는 것을 줄기차게 (박 전 대표에게)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