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 유럽의 전통 강호냐, 북유럽의 자존심이냐.
14일 밤(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에서 맞붙는 E조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첫 경기는 유럽 맹주들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다.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1974년과 1978년에 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월드컵 본선에 9차례 진출했으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도 1988년 우승 등 8차례 본선에 나간 단골 우승후보.
그러나 포르투갈과 스웨덴이 같은 조에 버티고 있었음에도 유럽지역 예선에서 당당히 조 1위로 남아공행 티켓을 거머쥔 '데니쉬 다이너마이트' 덴마크도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한솥밥을 먹는 양팀의 스타 로빈 판 페르시(네덜란드)와 니클라스 벤트너(덴마크)가 이번에는 적수로 만나 대결을 펼치는 등 두 나라는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E조의 강력한 1위 후보인 네덜란드의 무기는 화끈한 공격.
유럽 예선에서는 무려 17골을 몰아치면서 8전 전승을 거둬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판 페르시를 비롯해 디르크 카윗(리버풀)과 라파엘 판 더 파르트(레알 마드리드) 등이 호시탐탐 덴마크 골망을 가를 기회를 노릴 것이다.

예선 동안 단 2골을 내줄 만큼 강력한 수비도 자랑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우세한 흐름 속에 경기를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데뷔전을 치르는 '승부사'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전임 감독 때부터 지역예선까지 이끌고 왔던 4-2-3-1 포메이션으로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2012년까지 대표팀 지휘봉을 잡기로 계약을 연장했던 마르바이크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 임무는 '월드 챔피언 등극'"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덴마크는 다니엘 아게르(리버풀)를 필두로 한 수비와 조직력으로 네덜란드의 막강한 공격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5월 발표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으로만 보면 36위인 덴마크가 4위인 네덜란드에 현저히 뒤지는 것이 사실.
역대 월드컵 본선 진출도 4회에 불과하지만, 1998년 8강, 2002년 16강에 오를 만큼 저력을 갖고 있다.

스웨덴 등 다른 북유럽 국가들이 떨어진 상황에서 덴마크는 탄탄한 조직축구로 북유럽 축구의 자존심을 살린다는 계획이다.

다니엘 옌센(베르더 브레멘)과 크리스티안 포울센(유벤투스) 등이 중원에서 활발히 움직여 찬스를 만들고 벤트너를 중심으로 한 공격진이 역습으로 네덜란드에 일격을 가할 채비를 하고 있다.

10년째 대표팀을 맡고 있는 '명장' 모르텐 올센 감독은 개막 전 인터뷰에서 "우리는 최적의 상태에서 네덜란드에 맞서기 위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첫 경기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