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가 비록 연거푸 발사에 실패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희망의 끈을 놓기는 이르다. 우주 선진국의 경우도 수차례 발사에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1957년 10월 옛 소련이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 발사에 성공하자 다급해진 미국은 두 달 후 최초 발사체 뱅가드를 발사했지만 2초 만에 폭발했다. 탱크와 인젝터의 낮은 압력 때문에 연소실 고온 가스가 인젝터를 통해 연료시스템으로 새어 들어갔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듬해 익스플로러호 발사로 첫 위성 발사에 성공했지만 1959년까지 총 12번의 시험에서 8번 실패를 기록했다. 1987년에는 아틀라스 G 발사체가 번개에 맞아 비정상 기동을 보이자 지상명령에 의해 강제 파괴됐다. 작년에는 토러스 XL 발사체가 페어링 분리 실패로 발사 3분 만에 남극해로 추락했다.

유럽도 첫 발사는 실패했다. 1단 엔진은 영국,2단 엔진은 프랑스,3단 엔진은 독일이 제작해 만든 유로파는 1961~1971년까지 11번 발사 중 7번 실패를 경험했다.

유로파에 이은 아리안 시리즈 발사도 쉽지 않았다. 1996년 6월 발사된 아리안5는 발사 36초 만에 급격하게 궤도를 이탈해 공중분해됐다. 원인은 비행 소프트웨어 오류로 4000m 고도에서 실행 · 백업시스템에 수치적 오류가 동시에 발생해 다운되면서 고체 부스터에 명령이 잘못 전달된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역시 1966년 첫 우주발사체 람다 4를 발사하는 데 실패했으며 1974년 마지막 발사까지 9번의 발사 중 4번 실패를 경험했다. 브라질은 1997년과 1999년 연거푸 발사에 실패했으며 세 번째인 2003년에는 발사 준비 중 폭발사고가 발생해 21명이 사망했다. 우주강국인 러시아도 2002년 소유스 11A511U를 발사하다 29초 만에 폭발하는 바람에 발사장 주변 군인이 한 명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발사체 실패 원인으로는 추진시스템(액체 엔진 및 고체 모터 등)의 문제가 66.2%로 가장 많았고,분리(단 및 페어링 분리 메커니즘,분리를 위한 전기적 연결) 문제가 12.6%로 그 뒤를 이었다.

외나로도(고흥)=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