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최국에 대한 투자는 월드컵 해당 연도보다 이듬해부터 2년 동안이 더 유리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1954년 스위스부터 2006년 독일까지 월드컵을 개최한 14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조사한 결과 월드컵이 열린 해보다 다음 해부터 2년간 증가율이 더 높았다고 9일 밝혔다. 1994년 미국,2002년 한국과 일본,2006년 독일 등 5개국을 제외한 9개국이 월드컵이 끝나고 2년 동안 더 높은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의 수익률도 1994년 미국 이후 월드컵을 개최한 5개국 가운데 독일을 제외하고는 월드컵이 개최된 해보다 이후 2년 동안이 더 높았다고 피델리티는 분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월드컵을 앞두고 수년간 인프라 등에 대한 집중 투자가 이뤄지지만 개최 연도에는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월드컵을 위한 투자가 실제 실물경제로 파급되기까지 시차가 있다는 뜻이다. 또 월드컵 기간에는 경기 관람 등의 여파로 개최국의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도 중요한 이유로 꼽혔다. 피델리티는 월드컵 개최국 국민 가운데 일부가 경기 관람을 위해 결근하거나,출근을 하더라도 일에 집중하지 못한 탓에 개최국이 월드컵을 치르는 30일 동안 4억8692만여시간의 생산성 손실이 발생한다고 추정했다.

피델리티는 이러한 현상이 올해 개최국인 남아공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내년 이후 경제성장 전망은 밝다고 내다봤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