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기관 물량…전망 나쁘지 않다"
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8일 현재 18.72%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시에서 본격적인 '바이 코리아(Buy Korea)'에 나서기 이전인 작년 7월 말 수준이다. 이날에도 외국인은 67만여주를 내다팔아 하이닉스는 0.75% 하락한 2만6450원에 마감했다.
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작년 7월 말 이후 꾸준히 높아져 올 4월5일 최고 28.58%까지 뛰었다. 그러나 5월 들어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내다 팔기 시작하면서 지분율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외국인 매도 물량을 개인과 기관이 적극 받아내 주가는 5월 하순 이후 반등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이 하이닉스를 대거 처분하는 것을 중장기적인 주가 약세를 예고하는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반도체산업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데 미국의 4월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섰고 재정위기로 유럽의 정보기술(IT) 제품 수요도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가근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 매도 물량 중 상당부분은 지분 6.3%를 보유했던 미국계 투자자문회사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이 내놓은 것으로 시장에선 추정하고 있다"며 "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의 전반적인 시각이 나빠진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이닉스가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데다 하반기는 IT 제품 성수기여서 주가 전망이 나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위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하이닉스 같은 반도체주 주가는 선진국의 경기선행지수와 유사하게 움직였지만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