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공인구인 '자블라니'에 대한 불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자블라니의 연구 개발에 참여한 영국 런던 러버러대 연구소 앤디 할랜드 교수가 "문제는 경기장의 고도 때문이며 공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거듭 밝혔다.

6일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의 보도에 따르면 할랜드 교수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블라니는 남아공 월드컵 참가 선수들의 활약에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공"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할랜드 교수는 자블라니가 기술적으로 완벽한 공이라면서 "공의 궤적이 일정하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기존 공인구에 비해 더 둥글고 가벼워서 고도가 높은 남아공 경기장에서 공기의 저항을 덜 받아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자블라니는 러버러대 연구소와 독일의 샤인펠트 연구소에서 시험 과정을 거친 공으로, 아디다스는 자블라니가 열처리로 8조각을 이어붙인 미래지향적 축구공이며 어떤 기후조건에서도 완전한 컨트롤 감각을 제공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남아공 월드컵에 참가한 각국 선수들로부터 '예측할 수 없는 공'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면서 이번 대회에서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자블라니를 놓고 최근 브라질 대표팀의 둥가 감독과 제롬 발케 국제축구연맹(FIFA) 사무총장은 입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발케 사무총장은 자블라니에 대한 불만이 브라질 선수들로부터 집중적으로 제기되는 것과 관련, "브라질이 우승하지 못할까봐 두려워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이냐"며 반박했다.

둥가 감독은 이에 대해 "발케는 운동장에서 뛰어 본 적도 없는 사람이다.

그에게 이 공을 주고 다뤄볼 수 있는지 한 번 보고싶다"고 맞받아쳤다.

브라질 대표팀의 공격수 루이스 파비아누는 "굉장히 기괴한 공이다.

공의 궤적이 갑자기 바뀐다"며 "공을 찰 때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아 초자연적인 현상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도 "동네 가게에서 산 플라스틱 제품과 비교가 될 정도"라고 말했고, 미드필더 줄리우 밥티스타는 "골키퍼에게는 물론 필드 플레이어에게도 좋지 않은 공이다.

공을 보내려던 곳과 반대 방향으로 간다"고 말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