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정적자 목표치 준수 거듭 강조
포린트화.국채 반등..주가 급락세 진정
긴축과 성장 애매모호한 정책..불확실성 지속


헝가리 정부가 재정적자 통제와 경제 개혁을 약속하며 제2의 그리스 위기설 차단에 나섰다.

이에 힘입어 지난주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에 급락했던 포린트화 가치와 국채 가격은 급락세를 멈췄다.

그러나 헝가리 정부가 재정적자 목표를 지키겠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긴축과 감세가 혼재된 실행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정책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

◇ "재정적자 목표치 지킬 것" = 버르거 미하이 헝가리 국무장관은 7일 "정부가 결정한 바는 재정적자 목표치를 충족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헝가리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등과 올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8%로 묶기로 합의했다.

머톨치 죄르지 헝가리 경제장관도 이날 오전 미국 경제전문 채널 CNBC와의 회견에서도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를 지킬 것"이라며 "IMF와 EU가 합의했고, 헝가리 정부 역시 동의한 만큼 이에 대한 의심의 여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헝가리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머톨치 장관은 재정적자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재정지출을 GDP의 1~1.5% 줄일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국가기관 축소를 통해 목표치 달성이 가능한 만큼 새로운 긴축안을 마련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하는 등 애매모호한 발언을 내놨다.

또 버르거 장관도 경제정책 실행계획을 마련 중인 내각 회의에서 은행 특별세 부과 뿐만 아니라 세율 하락을 의미하는 단일 소득세율 도입, 투자촉진, 일자리 창출 방안 등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제2의 그리스 위기설은 "과장" = 머톨치 장관은 지난주 의사전달 과정에서 실수들이 있었다면서 "헝가리는 그리스가 아니라는 점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인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와 면담한 뒤 기자들에게 헝가리 재정상황에 관해서라면 "특별한 우려의 요인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ㆍ통화 담당 집행위원도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헝가리가 제2의 그리스가 될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의 크리스틴 린도우 부사장도 지난 4일 "헝가리가 제2의 그리스는 아니다"며 "헝가리가 경제위기에 처한 이후 필요한 조치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고 평가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지난해 헝가리의 재정적자와 정부부채가 각각 GDP의 4.1%, 79% 등으로 13.6%, 133% 등에 달한 그리스에 훨씬 못 미친다면서 헝가리가 제2의 그리스가 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IMF로부터 39억유로의 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가운데 올해 만기도래 국채 원리금이 38억6천만달러에 그쳐 디폴트에 처할 가능성도 적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헝가리 정부가 구체적인 재정실상을 공개하지 않는 데다 긴축과 감세 등 경기부양 사이에서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고 있다.

◇ 포린트화 반등..주가 소폭 하락 = 7일 헝가리 포린트화 가치와 국채는 지난주의 급락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후 부다페스트 외환시장에서 포린트화 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유로당 284.73유로까지 반등했다.

포린트-유로 환율은 디폴트 우려 탓에 지난 4~5일 4.6% 급등, 289.49포린트까지 치솟았었다.

또 포린트화 표시 국채 수익률도 지난 4일 종가 부근에서 움직이며 급등세를 멈췄다.

다만, 부다페스트증권거래소의 BUX 지수는 5%대의 급락세로 출발한 뒤 낙폭을 조금씩 회복한 끝에 0.45% 하락으로 마감했다.

한편, 헝가리 경제부는 지난 1~5월 재정적자(지방정부 제외)가 올해 연간 목표치의 84.6%를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이전 사회당 정부가 제시한 전망치(82.5%)를 약간 웃도는 수치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